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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 ‘최후의 만찬’에는 진혼곡이 흐른다

작성 2007.11.11 00:00 ㅣ 수정 2007.11.1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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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음악가, 4년 연구끝에 숨겨진 음악 찾아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에서 숨겨진 레퀴엠(진혼곡)을 찾았다.”

이탈리아의 음악가이자 컴퓨터 전문가인 죠반니 M. 팔라(45)가 2003년부터 4년 동안의 연구 작업 끝에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예술가였던 다빈치가 그렸던 ‘최후의 만찬’에 숨겨진 음악을 찾아냈다고 AP 통신이 10일 전했다.

밀라노의 산타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의 벽화인 이 작품은 다빈치가 1494∼1498년 기간에 그린 것으로 예수가 체포돼 처형되기 전날 12제자들과 마지막 저녁식사를 하는 장면으로 유다의 배반이라는 극히 한정된 순간을 그렸다.

이탈리아 남부 레체시 인근에 사는 팔라는 2003년 한 뉴스 프로그램을 통해 다빈치가 그 작품 속에 ‘악곡’을 숨겨놓았을 것이라는 연구진들의 이야기를 듣고 흥미를 느껴 그러한 수수께끼를 푸는 데 본격적으로 달라 붙었다.

9일 출간된 저서 ‘숨겨진 음악’에서 그는 기독교 신학에서 상징적 가치를 지닌 회화의 요소들을 음악적인 실마리로 어떻게 해석해 냈는 지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맨 처음에 팔라는 이 그림 전체에 걸쳐 다섯 줄의 평행선인 보표(譜表)를 그려 넣게 되자, 예수와 12제자들의 손들 뿐만 아니라 식탁 위에 놓인 빵 덩어리들도 각각 하나의 음표(音標)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것은 그리스도의 육체를 상징하는 빵과, 빵을 정화하는데 사용되는 손들 간의 관계에 대한 기독교 상징주의의 설명에도 들어 맞는다고 팔라는 주장했다.

하지만 그와 같은 음표들은 다빈치의 독특한 필법에 따라 그 음값들을 오른 쪽에서부터 왼 쪽으로 읽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음악적으로는 어떠한 의미도 지니지 못한 것들이었다고 그는 털어 놓았다.

팔라는 또한 자신의 저서에서 ‘최후의 만찬’ 그림 속에서 느린 리듬의 악곡과 각 음표의 길이를 드러내는 다른 실마리들을 어떻게 찾아 냈는지도 소개했다.

그 결과 드러난 것은 파이프 오르간으로 가장 잘 연주할 수 있는 40초 짜리 “찬송”이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파이프 오르간은 다빈치 시대에 영성 음악을 위해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던 악기이다.

이에 대해 다빈치 전문가인 알레산드로 베초지는 팔라의 가설이 “그럴 듯 하다”면서, ‘최후의 만찬’에서 “공간들은 조화롭게 나눠져 있음이 확실하며, 조화로운 비례들이 존재하는 곳에서는 음악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팔라는 자신의 작업을 통해 “한 새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는 어떤 사람들이 생각하듯이 이단적이지 않고, 하느님을 믿는, 진정으로 하느님을 믿는 그런 사람이었다”고 예수와 관련한 인기소설 ‘다빈치 코드’의 음모설을 반박했다.

한편 나중에 이 벽화를 본 독일의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화가(다빈치)가 고요한 만찬을 흐트러 놓는 기폭제로 사용한 것은 스승인 예수가 ‘너희 중에 배반자가 있다’고 한 말이다. 그 말이 나오는 순간,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동요했고 예수는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리고 고개를 수그리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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