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기획 한국군 무기 20] 세계 최강의 전차 ‘K-2 흑표’

작성 2010.03.17 00:00 ㅣ 수정 2010.03.1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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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1일 오후 3시 강남의 테헤란로가 통제됐다.

건군 60주년 국군의 날을 맞이해 2003년 이후 5년 만의 시가행진이 시작되려는 순간이었다.

이윽고 4시가 지나자 기갑부대가 지축을 울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양한 장비들이 지나가고 ‘흑표’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K-2’ 신형전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은 K-2 전차가 일반에 최초로 공개된 날이었다.

K-2 전차는 ‘한국형 차기전차’(KNMBT) 사업의 일환으로 1995년부터 2400억원이 투입돼 개발된 육군의 차기 전차다.

이 전차는 개발 당시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목표로 해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 흑표의 강력한 발톱, 신형주포와 포탄

K-2 전차의 가장 큰 외형상 특징은 길이 6.6m의 주포다.

이 주포는 55구경장의 신형 120㎜ 활강포로 K-1A1 전차의 44구경 120㎜ 활강포에 비해 1.3m 길어졌다.

신형 주포는 장포신과 강화된 약실, 크롬 도금 등을 채용해 기존 화포에 비해 30% 이상 빠른 속도로 포탄을 발사할 수 있다.

이는 주력 대전차탄인 ‘날개안정식철갑탄’(APFSDS)의 관통력이 크게 향상됨을 의미한다.

날개안정식철갑탄은 폭발력이 아닌 운동에너지를 이용해 장갑을 뚫고 들어가기 때문이다.

덕분에 K-2 전차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공격력을 보유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분당 12발을 재장전 할 수 있는 자동장전장치를 탑재하고 있어 신속한 공격이 가능하다.

K-2 전차는 또 다른 발톱은 신형 포탄에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날개안정식철갑탄과 대전차 고폭탄(HEAT)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독일의 딜(Diehl)사와 함께 지능형 포탄인 ‘KSTAM’(Korean Smart Top-Attack Munition)을 개발 중이다.

이 포탄은 이름대로 적의 머리 위를 공격하는 ‘상부공격지능탄’이다.

기존의 포탄이 적을 직접 조준하고 사격하는 것에 반해 KSTAM은 적의 대략적인 위치로 포탄을 사격만 하면 된다.

발사된 KSTAM은 적진을 지나가며 소형 탐지기로 적 전차를 찾아내 그 위에서 폭발하게 된다.

이때 관통력이 100㎜에 이르는 ‘성형관통자’(EFP)가 만들어지면서 적 전차의 상부 장갑을 뚫고 들어가 인명을 살상하고 장비를 파괴하게 된다.

특히 이 포탄은 저고도로 비행 중인 헬기까지도 공격할 수 있어 K-2 전차의 공격력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 흑표의 방어력

K-2 전차는 신형 장갑재를 사용한 모듈식 장갑을 채용하고 있어 강력한 방어력을 자랑한다.

장갑의 구체적인 성능은 기밀이지만 K-1전차의 장갑 두께와 방어력을 1로 봤을 때 K-2 전차의 장갑 두께는 1.1, 방어력은 1.85 정도로 성능이 향상됐다는 국방부의 언급이 있었다.

또 K-2 전차의 장갑은 모듈식으로 설치됐기 때문에 전투 중에 파손된 장갑을 부위별로 쉽게 교체할 수 있으며 미래에 새로운 장갑이 개발되더라도 교체하기 쉽다.

K-2 전차는 가까운 미래에 보편화될 상부공격탄에 대비해 ‘반응장갑’도 적극 채용하고 있다.

반응장갑은 적의 포탄이 명중하면 장갑 내부에 채워져 있는 소량의 폭약이 폭발하면서 포탄 자체를 파괴하거나 관통력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반응장갑은 K-2 전차의 장갑 위에 타일처럼 부착돼 있다.

또 전투중에 피격돼 탄약고에 적재된 포탄이 폭발을 일으켜도 승무원들에겐 아무런 피해가 없도록 공간이 분리되어 설계됐다.

이를 위해 K-2 전차의 탄약고에는 포탄의 화염을 외부로 방출시키는 ‘블래스트 패널’이 설치돼 있다.

마지막으로 K-2 전차는 적의 대전차 미사일이 날아올 때 이를 탐지해 자동으로 연막탄을 발사해 미사일이 빗나가게 하는 ‘소프트 킬’(Soft Kill)방식의 능동방어체계도 장착하고 있어 뛰어난 방어력을 자랑한다.

가까운 미래에는 날아오는 미사일을 직접 격추하는 ‘하드 킬’(Hard Kill)방식의 능동방어체계까지 탑재할 예정이어서 방어력이 더욱 강력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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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표의 심장, 1500마력 신형 엔진

K-2 전차는 K-1전차보다 300마력이 증가한 1500마력의 파워팩을 장착하고 있다.

시제품에는 독일 MTU사의 ‘MB-883 ka500 유러파워팩’을 탑재하고 있지만 양산형에는 국내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와 S&T중공업이 개발한 ‘ST-1500’이 탑재될 예정이다.

파워팩은 야전에서의 빠른 정비를 위해 엔진과 변속기를 하나로 통합한 장비다.

전투 중 엔진이 고장났을 땐 일단 파워팩으로 교체해 전차의 전투력을 유지하고 고장난 파워팩은 나중에 정비를 하는 식이다.

K-2 전차는 1500마력의 신형 파워팩을 탑재한 덕분에 톤당 27.3마력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이는 미군의 주력전차인 M-1A2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또 이 신형 파워팩은 전자식으로 제어되기 때문에 연비도 대폭 개선됐다.

다만 작년 하반기부터 실시한 야전 운용시험 도중 신형 파워팩에 심각한 결함이 발생하면서 2011년으로 예정된 K-2 전차의 전력화가 연기되고 있다.

그 밖에 K-2 전차는 세계최초로 반능동식 현수장치(ISU)를 탑재하고 있다.

이 장치는 기동중 발생하는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해 명중률을 높여준다.

또 전차를 내려앉히거나 반대로 높일 수도 있으며 한쪽으로 기울이는 것도 가능해 굴곡이 심한 한반도 지형에 효과적이다.

◆ 첨단 전자장비의 탑재

K-2 전차는 우수한 성능을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각종 첨단 전자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먼저 국군의 전차로는 최초로 전장정보관리체계(BMS)를 탑재하고 있다.

K-2 전차는 이 장비를 통해 아군의 지휘통신 네트워크에 연결돼 적의 위치나 숫자, 상부의 지시를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어 효과적인 임무수행이 가능하다.

또 K-2 전차는 훈련용의 내장 시뮬레이터를 탑재하고 있다.


이 장비는 협소한 훈련공간 때문에 실제로 장비를 움직이며 훈련하기 힘든 국군의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전차 내부의 각종 모니터를 통해 시뮬레이터 훈련을 할 수 있다.

현재는 별도의 시뮬레이터 훈련시설을 이용해야 하지만 이 훈련시설은 비용이 비싸고 수량이 제한돼 있어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K-2 전차는 그 자체로 시뮬레이터 역할을 할 수 있어 효과적인 훈련이 가능하다.

또 네트워크 망을 이용한 단체 훈련도 가능해 대규모 작전을 경험할 수 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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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2 흑표 전차 제원

길이 : 10.8m

폭 : 3.6m

높이 : 2.4m

무게 : 55톤

주 무장 : 55구경장 120㎜ 활강포 1문(포탄 40발 탑재)

부 무장 : K-6 12.7㎜ 중기관총 1정

  7.62㎜ 공축기관총 1정

엔진 : ST-1500 1500마력 디젤엔진(두산인프라코어, S&T중공업)

항속거리 : 약 450㎞

속도 : 약 70㎞/h(최고속도), 약 50㎞/h(야지 최고속도)

도하능력 : 최대 수심 4.1m(스노클 사용시)

승무원 : 전차장, 포수, 조종수 등 3명

사진 = 현대로템 외

서울신문 M&M 최영진 군사전문기자 zerojin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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