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결혼식을 올린 말라위 동성커플에게 유죄가 확정돼 인권 침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말라위 치림바에 사는 스티븐 몬제자(26)와 티완지 침발랑가(20)는 지난해 12월 27일 결혼식을 올리던 도중 남색과 외설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몬제자와 침발랑가는 중범 형무소에 수감된 뒤 인권단체의 도움을 받아 두 차례나 보석을 신청했으나 인정되지 않았다. 말라위에서는 흉악범죄 연루자들도 보석으로 풀려나는 경우가 적지 않으나 이들의 요구는 번번이 거부 당한 것.
그런 가운데 블란타이어 치안법원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두 사람의 유죄를 확정했다. 오는 20일 형량이 선고되며 말라위 법에 따르면 몬제자와 침발랑가는 최대 14년 징역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죄 확정 소식에 일부 말라위 국민들이 적법한 법집행이라고 반색한 반면 동성애지지단체 및 인권단체들을 중심으로 동성애자들을 탄압하는 심각한 인권 침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말라위의 동성애 지지단체의 언둘 므와카숭굴라는 “두 남성의 결혼식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문제이고 국가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법원의 결정에 공개 항의했다.
또 이 사건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면서 국제사면위원회와 인권감시기구는 이 커플의 석방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 사건이 아프리카를 넘어 전 세계의 동성애 논란로 불거지는 가운데 티완지는 옥중 편지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살아갈 수 있는 자유와 기회가 없다면 차라리 감옥에서 죽음을 맞는 편이 낫다.”고 심경을 토로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