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보다

은하 중심 블랙홀 주변서 ‘고속 회전 별’ 발견

작성 2012.10.05 00:00 ㅣ 수정 2013.01.18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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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은하 중심에 있는 거대한 블랙홀 주변을 빠르게 회전하는 별이 발견됐다고 4일(현지시각)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 뉴스가 보도했다.

이는 이번 발견이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사상 가장 큰 규모로 검증할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S0-102’로 명명된 이 어두운 항성은 블랙홀 주변을 약 11.2년의 주기로 공전하고 있는데 그 속도는 최대 1만 600km나 되며, 지금까지 발견된 대형 천체 중 우리 은하 중심의 블랙홀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공전하고 있다.

블랙홀에 근접한 궤도로 공전하는 항성의 발견은 이번이 두 번째라고 한다. 최초의 블랙홀 근접 항성은 ‘SO-2’라고 하며 궤도 주기는 약 16년으로 알려졌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앤드리아 게츠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천체물리학 교수는 “이 초질량 블랙홀과 근접한 항성을 연달아 찾아낸 것은 천문학 분야의 급성장을 보여준다.”면서 “이번에 발견된 항성(SO-102)은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사상 수평선)’에 지금까지 발견한 천체보다 100배나 가깝다.”고 말했다.

‘사건의 지평선’은 탈출속도가 빛의 속도가 되는 부분으로서 블랙홀과 우주의 경계가 되는 것을 말하며, 일단 경계선 안에 들어가 버리면 빛조차도 빠져나갈 수 없게 된다.

게츠 교수에 따르면 연구진의 첫 번째 목표가 블랙홀에 근접한 천체의 발견이었다면 다음 단계는 연구를 통해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검증하는 것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질량은 시간과 공간을 왜곡하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을 늦출 뿐 아니라 거리를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

은하 중심의 블랙홀은 태양의 400만 배나 되는 질량을 갖고 있지만 그 크기는 불과 10배밖에 안 된다. 이 블랙홀은 지구로부터 약 2만 6,000광년 거리에 떨어져 있는데 같은 방향에 있는 별자리의 이름을 따서 ‘궁수자리 A’라고 부르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으로 거대한 블랙홀 주변을 도는 별의 궤도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질량이 시공간을 왜곡하는 일반 상대성 이론이 옳다면 항성이 자전 1회를 할 때마다 궤도가 조금씩 어긋날 것이다. 즉 이 항성은 공전 시 같은 지점으로 되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데이지 꽃잎 형상을 그리게 된다고 한다.

블랙홀의 효과를 검증할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 항성의 궤도를 처음부터 끝까지 관측하는 것이다. 특히 항성이 블랙홀에 가장 가까이 근접했을 때 어떻게 되는 지가 중요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한 이번 항성과 기존에 발견된 항성의 궤도 주기가 짧은 것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한다. 은하계 중심의 블랙홀을 공전하는 대부분의 항성은 60년이나 그 이상에 걸쳐 궤도를 일주하기 때문에 이들 별을 통해서 불가능했던 관측을 이번 항성의 발견으로 가능하게 됐다고 한다.

이번 발견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천체물리학에 저명한 아비 로브 하버드대 교수는 “이번 발견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블랙홀 주변의 항성은 연구 대상인 중력장이 강할수록 효과도 확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항성의 밝기는 기존 항성의 16분의 1밖에 되지 않지만 기술의 급격한 발전 덕분에 발견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로브 교수는 “궁수자리 A 근처를 도는 항성은 이들 외에도 상상 이상으로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다른 천체가 주변에 있다면 아인슈타인이 예측한 공간의 왜곡 효과는 하나의 항성만으로 검증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이번 항성의 궤도가 궁수자리 A 이외에 다른 천체로부터도 중력의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두 번째 항성의 발견으로 서로 다른 천쳬의 중력을 설명할 수 있게 됐다고 로브 교수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게츠 교수는 “블랙홀 주변의 시공간에 대한 기하학적인 해석은 두 항성의 발견으로 처음 가능하게 됐다. 이런 측정은 항성 하나만으로는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궁수자리 A에서 더 가까운 항성이 앞으로도 발견될 가능성은 있지만 블랙홀에 근접할 수 있는 거리에는 한계가 있다.

블랙홀은 중력이 매우 강력해서 한계를 넘어 접근한 천체가 있다면 집어삼킬 것이다. 이 때문에 연구진은 궁수자리 A 주변에 항성이 있다면 늙은 별일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놀랍게도 SO-2는 젊은 항성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에 발견된 SO-102도 아직 어린 별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향후 연구를 계속해 봐야 알 것이라고 연구진은 전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사이언스지 10월 5일 자를 통해 발표됐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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