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엽기

배우 지망생 딸 실종사건… 찾고 보니 감옥에

작성 2014.02.19 00:00 ㅣ 수정 2014.02.19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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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지망생인 딸이 납치되어 실종된 것 같다는 신고에 미국 국토안보부 등 관계 사법 기관들이 총동원되어 2주 이상 광범위한 수사에 나섰지만, 결국 이 여성은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지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미 언론들이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으로 에드메리 페레즈(21)로 이름이 알려진 이 여성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부모에게 생물학 공부를 하겠다며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건너왔다.


평소 배우 지망생이었던 페레즈의 갑작스러운 미국행에 부모들은 우려를 나타냈지만, 그녀는 고집대로 마이애미의 한 호텔에 투숙했다.

그러던 중 지난달 26일, 푸에르토리코에 있는 부모는 페레즈로부터 누군가 자신을 쫓고 있는 것 같다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제대로 발음도 못 하는 목소리에 놀란 페레즈의 부모들은 즉각 미국 국토안보부에 딸이 인신매매단에 납치된 것 같다고 신고했고 즉시 현지 경찰 관계자가 호텔에 도착했으나, 페레즈는 일부 소지품만 남기고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이로부터 국토안보부는 물론 연방수사국(FBI) 등이 2주간에 걸쳐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지만, 페레즈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하지만 황당하게도 현지 경찰은 지난 17일, 페레즈가 바로 현지 경찰에 의해 체포되어 감옥에 수감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페레즈는 부모와 통화한 다음 날인 지난달 27일, 다른 모텔 주인에게 사기를 친 혐의로 경찰에 신고되었고 출동한 경찰에 반항한 혐의까지 추가되어 그날 감옥에 보내졌다.

하지만 페레즈가 자신의 이름인 ‘에드메리’가 아닌 ‘로드리게즈’ 페레즈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바람에 이러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고 현지 경찰은 뒤늦게 해명했다.

페레즈의 부모들은 “딸이 무사해 천만다행”이라고 기뻐했지만, 언론들은 이런 황당한 사건에 수많은 수사 인력과 시간을 낭비했다면서 관계 기관들의 등잔 밑이 어두운 사법 행정을 비판했다.

사진= 감옥에 수감될 당시의 페레즈 사진 (현지 교도소 제공)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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