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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툭하면... 김정은은 왜 제323군부대를 찾을까

작성 2014.08.29 00:00 ㅣ 수정 2015.01.19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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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에 대해 연일 비난의 수위를 올려가며 전쟁 위협을 하던 북한이 이번에는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특수부대 훈련을 실시했다고 노동신문이 지난 28일 보도했다.

이번에 김정은이 찾은 부대는 조선인민군 제323군부대와 제162군부대였는데, 이 가운데 제323군부대는 김정은이 올해 들어서만 벌써 3번째로 찾은 부대였고, 제162군부대도 과거 김정일이 수 차례 방문했던 정예부대로 알려진 부대였다. 도대체 어떤 부대이기에 북한 지도부가 이렇게 각별하게 챙기고 있는 것일까?

◆ 오중흡7연대와 금성친위부대 칭호란?

흔히 북한은 세계 최대 규모인 약 20만 명의 특수부대원을 보유하고 있다고들 한다. 그러나 실제 그 구성을 보면 상당히 부풀려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가 특수부대로 분류하고 있는 이 20만 명은 정찰여단, 저격여단, 군단 정찰대대, 경보병여단, 정찰총국 등을 통칭한 것인데, 이 가운데 각 야전군단 예하의 경보병여단이나 정찰대대, 정찰여단 등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의 특전사나 해군특수전전단(UDT/SEAL)과 같은 진짜 특수부대로 볼 수 있는 전력은 제11군단과 총참모부 직할의 저격여단, 항공・해상저격여단, 정찰총국 정도에 불과하다. 그 전체 병력은 7~9만 명 수준이고, 전시 우리나라의 후방 깊숙이 침투해 암살・파괴 공작을 벌일 수 있는 병력은 약 6만여 명 수준이다.

물론 이 정도 수준도 우리나라의 특전사나 UDT/SEAL 등의 전체 병력보다 3배가량 많은 수준이기 때문에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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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비행장 추정 장소에서 훈련을 참관중인 김정은
(노동신문)


특히 김정은이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나 방문했던 제323군부대는 주목할 필요가 있는 부대다. 제323군부대라는 명칭은 제11항공저격여단의 위장 단대호인데, 이 부대는 오중흡 7연대 칭호를 수여받은 바 있는 최정예 부대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오중흡7연대 칭호는 일제강점기 당시 김일성이 북한에서 항일무장투쟁을 벌였다는 북한의 김일성 신격화 전설에서 시작됐다.

북한은 과거 김일성이 중국공산당이 이끄는 항일연군 제1로군 제2방면군에 속해 일본군과 싸웠는데, 일본군의 대공세에 부대가 포위되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을 때 당시 제7연대장 오중흡(吳仲洽)은 김일성을 탈출시키기 위해 스스로 미끼를 자처해 일본군 대부대에 자살 돌격을 감행했고, 그 결과 오중흡 본인과 7연대 병력은 전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일성을 위한 오중흡의 이러한 희생은 오늘날 북한이 군과 주민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수령 결사옹위 총폭탄정신’의 이상적인 모습으로 선전되고 있으며, 김일성은 오중흡을 기념해 전투력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부대에게 오중흡 7연대 호칭을 수여해 왔다.

이번 훈련에 제323군부대와 함께 동원된 제162군부대는 제16항공저격여단의 위장 단대호이며, 제11군단 예하로 평안북도 일대에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대 역시 금성친위부대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는 최정예 부대 가운데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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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형 장구류를 착용한 제323군부대 특수부대원들
(노동신문)


금성친위부대는 사상무장이 투철하여 김일성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에 기여했으면서 전투력 평가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부대에 주어지는 칭호인데, 여기서 금성(金星)은 김일성을 지칭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칭호는 오중흡7연대와 함께 부대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로 여겨진다.

이러한 칭호를 수여받은 부대는 부대 깃발에 오중흡7연대나 금성친위부대임을 나타내는 댕기가 추가되며, 보급 우선순위와 수준이 올라간다.

북한은 신분에 따라 각기 다른 공급규정을 적용해 배급되는 곡물과 부식의 종류와 양에 차등을 두고 있는데 이러한 명예 칭호를 수여받은 부대는 최고 공급규정 수준인 11~13호 공급규정의 적용을 받아 흰쌀과 육류, 어류는 물론 주기적으로 특식과 주류까지 공급 받는 특혜를 누린다. 또한 소속 부대원 전원에게 훈장이 수여될뿐더러, 노동당입당과 대학추천 등의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북한군 각 부대는 이 칭호를 받기 위해 필사적으로 평가에 임한다.

김정은이 이번에 찾은 제11항공저격여단과 제16항공저격여단은 모두 명예 칭호를 수여 받은 최정예 부대였으며, 유사시 남한 후방으로 침투해 후방교란・공항 및 비행장, 항만 파괴, 주요 도로 및 철도 분기점 파괴와 요인 암살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최정예 부대로 병력은 각각 약 1,700여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 김정은이 323군부대를 찾는 이유는?

김정은이 올해 들어 제323군부대를 찾은 것은 벌써 세 번째이다. 그가 부대를 찾아간 것 이외에도 수시로 부대원들을 평양으로 초청해 평양 관광을 시켜주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등 각종 혜택을 베풀고 있다. 북한에서 평양 견학은 군인과 주민들이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포상 가운데 하나다. 특히 평양에서 김정은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는 것은 대단히 큰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최근에는 다소 그 약발이 약해졌지만, 김씨 일가와 함께 찍은 사진은 1호 사진으로 불리며 승진의 보증수표가 되어왔기 때문이다.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제323군부대에 대한 이러한 애착과 혜택 부여는 김정은에서 그쳤던 것이 아니라 김정일 때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이 부대에 오중흡7연대 칭호를 수여한 것도 김정일이었고, 수시로 부대를 찾아 훈련을 참관하고 관계자들에게 포상을 내리며 이 부대에 대한 각별한 애착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김 부자는 도대체 왜 2천여 명에 불과한 이 작은 부대에 이토록 큰 관심을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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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룩무늬 군복과 신형 장비로 무장하고 도열한 제323군부대 특수부대원들
(노동신문)


이는 김 부자 입장에서는 이 부대가 전략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제323군부대는 전시는 물론 평시 국지도발에도 투입할 수 있는 부대다.

항공저격여단의 특성상 AN-2와 같은 저공침투기는 물론 우리 군이 보유한 500MD 헬기와 외형적으로 대단히 유사한 동일 계열 헬기를 이용해 전후방 각지로 침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야간에 서북도서 지역에 기습적으로 침투해 섬을 점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부대이다. 북한이 서해 NLL 일대에서 고강도 국지도발을 감행한다면 대단히 유용한 카드가 아닐 수 없다.

◆ 김정은 안위 불안감? 남한에 한방 준비 위협?

이 부대는 평양에서 불과 35km 떨어진 곳에 배치되어 있다. 김정은이 필요할 때 ‘30분 이내’에 평양에 들어올 수 있는 위치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김정은은 후계자 등극 이후 리영호와 장성택, 최룡해 등 강력한 ‘2인자’들과 이에 반발하는 세력 등으로 인해 극심한 불안에 시달려왔다. 특히 쿠데타 우려 때문에 열병식 행사 때를 제외하면 평양 진입이 금기시되어 왔던 전차와 장갑차를 평양 시내 곳곳에 배치하는가 하면, 일반 탄창의 2~3배 이상의 탄이 들어가는 신형 헬리컬 탄창(Helical Magazine) 장착 소총과 중화기로 무장한 요원들을 근접경호에 배치해 왔다.


평양에는 군단급 부대인 평양방어사령부와 호위사령부는 물론 인접한 남포 일대에 제3군단 등 3개 군단급 부대가 포진해 경비를 담당하고 있다. 이는 수도와 지도부를 위한 철통같은 경호・경비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이들 중 어느 한 부대가 역심(逆心)을 품고 반란을 일으켰을 때 다른 부대로 진압하기 위한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김정은이 제323군부대를 각별하게 챙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오중흡이 김일성을 위해 목숨을 던져 퇴로를 열었듯이 제323부대에게도 최고의 혜택을 베풀어줄 테니 오중흡7연대 칭호를 받은 제323군부대가 유사시 자신을 위해 목숨을 던져 ‘수령 결사옹위 정신’을 발휘하라는 것이다.

따라서 김정은이 이 부대를 자주 찾는 것은 ‘본인의 안위에 대한 불안감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 또는 우리나라에 대한 ‘강력한 한 방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어 예의 주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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