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24세 아랍계 독일청년은 왜 떠돌다 IS로 갔나

작성 2014.11.07 11:10 ㅣ 수정 2014.11.0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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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7일(현지시간)부터 독일의 슈투트가르트 법원에서는 81쪽에 달하는 죄목이 적힌 조서에 따라 한 범죄인에 대한 재판이 열린다. 그 대상은 24세의 이스마일 잇사라는 이름을 가진 아랍계 독일인으로 어떻게 한 인간이 이슬람 테러단체 IS로 가는 예를 보여 주는 재판이 될 것으로 보여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2013년 11월 잇사가 맨 처음 체포되었을 당시 그의 가방에는 싸구려 스포츠시계와 군용바지, 야간투시경이 들어 있었다. 또한 의복과 초콜릿, 그리고 영수증 등과 함께 쪽지엔 체온계, 혈압측정기, 의료용 메스와 약품 등의 목록이 적혀 있었다. 시리아에 있는 자신의 동료들과 테러단체인 IS를 위해 쇼핑하여야 하는 리스트였던 것이다.

잇사는 독일 남부 바덴 뷔르템베르크주에서 네 명의 남매와 함께 레바논 국적을 가진 부모 밑에서 자랐다. 그의 부친은 집에 거의 없었으며 2000년 레바논에서 사망했다. 잇사는 17세 되던 해 다니던 학교를 중퇴하고 시간제 일을 하다가 여자친구를 만나 스웨덴으로 이주했다. 그곳에서 여자친구가 임신을 했으나 유산을 하게되자 둘은 헤어졌다. 그는 어머니가 살고 있는 고향으로 되돌아 와 정규 학교과정을 마치려 했으나 때마침 마약을 접하게 되었다. 동시에 그는 이슬람 사원을 알게 되었고 정식으로 종교를 갖게 되었다. 그는 주로 극우 이슬람주의자들과 접촉했었는데 그곳에서 새로운 삶의 방향과 의식을 체득하게 되었다.

2012년 말 잇사는 성전에 참전하기로 결심하고 시리아로 떠났다. 2013년 8월 그는 터키로 가려던 중 국경에서 스파이로 의심을 받아 검사를 당했다. 검사가 끝나자 그는 한 달간의 교육을 받고 전선에 보내졌는데, 특히 알레포 지역 시가전이 펼쳐지던 지역에 투입되었다. 그는 독일출신이 상관으로 있는 부대에서 먼저 검문소에 배치되었다. 그는 수시로 "더러운 쿠파르(코란에 의하면 '불신자'라는 의미)"를 절멸시키는 일을 떠맡기도 했다.

그러던 중 이 열혈청년은 손에 부상을 입었고 무기를 다루기가 힘들어졌다. 그 때 IS 군단 상사가 그에게 다가와 시계와 과자, 의약품 등이 적힌 쪽지를 내밀며 새로운 과제를 주었다. 바로 새로운 미션, 쇼핑이 주어진 것이다.

2013년 10월 잇사는 다시 독일로 되돌아 왔다. 하지만 독일 정보부 요원은 이미 그에 관한 정보를 입수한 상황이었고 검찰 역시 그가 테러단체에 가입해 일을 한 경력을 자세하게 알고 있었던 것이다. 2013년 말 체포 후 조사를 받아 오다 지난 2014년 8월부터 정식 조서가 작성되어 11월 7일 재판이 열리게 된 것이다. 이 재판에서 그는 아마 최고 10년 징역형을 언도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 정보부는 2011년 시리아 전투가 시작된 이래 450여 명의 독일인들이 시리아에서 극보수 이슬람인들을 위해 싸우러 독일을 떠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들 중 130명은 독일로 되돌아 왔으며 25명은 전투에 직접 참가했다고 한다. 잇사는 그들 중 한 명인 것이다.


잇사가 쇼핑을 미션으로 되돌려 보내졌지만 그들 중 상당 수는 사회를 혼돈으로 몰고가도록 하는 임무를 지니고 되돌아 온 것으로 보고 있다. 극우 이슬람인들을 정신적으로 세뇌시켜 이슬람 전사를 충원토록 하거나 테러를 준비하는 일 등. 잇사는 생의 갈림길에서 낯선 의무와 과제를 떠맡게 되는 길을 택함으로써 '낙오자'가 되는 길을 걸었지만 지하드에 참가한 젊은이들 중에는 성공적으로 학교 생활을 마치고 근로환경에서 인정 받고 사랑 받던 사람들도 있다.

사진= 출처 thinkstock

최필준 독일 통신원 pjcho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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