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태국이 싫다.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을 것"
한 영국인 관광객이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이같은 내용의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되고있다. 지난 18일 게시된 이후 10일도 안돼 150만 조회수에 육박한 이 영상의 제목도 '난 태국이 싫어'(I hate Thailand)다.
5분 분량의 이 영상 주인공은 영국인 제임스라고 밝힌 한 백인 관광객. 영상을 보면 제임스는 해수욕을 즐기다 지갑과 여권 등이 담긴 가방을 몽땅 도둑맞는다. 이에 경찰에게 이를 호소하다 지쳐 결국 "난 태국이 싫다.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을 것" 이라며 분통을 터뜨린다.
졸지에 빈털털이가 된 제임스는 이후 매력적인 외모의 한 태국 여성과 주민들의 도움으로 잠잘 곳과 먹을 것을 얻고 결국에는 도둑맞은 가방도 찾는다. 범인은 바로 원숭이. 태국에 대한 분노로 시작해 칭찬으로 끝나는 이 영상은 누가봐도 제임스 개인이 만들어 유튜브에 올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주일 후 이 영상은 놀랍게도 태국 관광청이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AP통신은 26일 "태국이 싫다는 이 비디오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태국 관광청이 제작한 것" 이라면서 "영상 어디에도 관광청과 관련된 자막이나 안내가 없다"고 보도했다.
관광청 역시 "이 영상은 관광객을 환대하기로 유명한 태국인들의 모습을 담은 한편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라면서 "보통의 상업 광고보다 더 큰 주목을 받기위해 출처를 전혀 밝히지 않았다" 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외신들은 대부분 놀랍다는 반응이다. 특히 돈 몇 푼 안들이고 온라인과 외국언론의 관심을 받은 것에 주목했다. AP통신은 "태국이 불안한 내부 정치상황으로 올해 관광객 수가 떨어졌다" 면서 "이번 관광청의 전략이 큰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