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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죽어서 다행”…英출신 ‘이슬람 테러리스트’ 모친의 슬픈 심경

작성 2015.10.13 19:00 ㅣ 수정 2015.10.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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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이지만 악명 높은 이슬람 테러리스트가 됐던 한 영국 남성의 모친이 최근 아들의 사망 소식을 접했을 당시의 복잡한 심경을 밝혀 이목을 끌고 있다.


어머니 샐리 에반스(57)에 따르면 테러리스트 토마스 에반스는 한 때 ‘수줍음 많고 부드러운 소년’이었다. 아버지가 가출했을 때 13세였던 토마스는 절망한 어머니에게 ‘나는 절대 어머니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따듯한 위로를 건넬 줄 아는 아이이기도 했다.

샐리가 그런 아들을 걱정하기 시작한 것은 그가 14세에 접어들어 학교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대마초를 피우는 등 비행을 일삼으면서부터다. 결정적으로 오래 사귀던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새로 만난 아시아계 친구들과 어울린 이후로 그는 급진주의적 인물이 되고 말았다.

갑자기 자신의 이름을 압둘 하킴으로 바꾼 토마스는 어머니에게 개종을 강요하기도 했다. 샐리는 “처음에는 무슬림이 되기로 한 그의 결정을 존중했다. 하지만 그는 자기 동생과 나에게 이슬람교로 개종하지 않으면 지옥에 가게 될 것이라며 내 생활을 바꾸려 들었다”고 회상한다.

이렇게 이슬람 극단주의에 점점 깊이 빠져들던 그는 급기야 2011년 이집트로 향했다가 2012년 소말리아로 밀입국, 급진 테러조직 알샤바브에 가입하기에 이른다. 이후 에반스는 간혹 집에 연락을 취해 자신의 소식을 전했지만 그 소식들은 하나같이 충격적인 것들뿐이었다.

그가 전화를 걸어 자신이 13~14세 정도의 말도 통하지 않는 수디아라는 소녀와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려왔을 때 샐리는 일기에 “아들은 행복해 보였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다. 아들과 그 소녀 둘 모두 때문에 마음이 아팠다”고 적었다. 아들이 나중에 다시 전화를 통해 알샤바브의 민간인 학살 테러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을 때에는 억장이 무너지는 심경이었다고 그녀는 전한다.

그러던 지난 7월 14일, 그녀는 한 언론인의 연락을 통해 토마스의 사망 소식이 인터넷에 널리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트위터 등 SNS에는 그의 시신 사진까지 버젓이 올라와 있었다.

샐리는 최근 영국의 대태러 싱크탱크 ‘퀼리엄’(Quilliam)이 주최한 한 행사에서 당시의 심경을 밝혔다. 샐리는 “아들의 죽음을 접하고는 절망감과 안도감을 동시에 느껴야 했던 심정을 상상해 보라”고 말한다.

그녀는 이어 “나는 그가 세뇌당한 채 이런 세계에 발을 들여 결국 죽고 말았다는 사실에 절망을 느껴야 했으며, 한편 그가 더 이상 무고한 사람을 해칠 수 없다는 사실에 안도감 또한 느꼈다”고 말해 자신의 슬픔을 전했다.

둘째 아들 마이클 또한 “(주변인들에게)일어나는 자그마한 변화를 결코 무시하지 말길 바란다”며 “그들의 인생에 서둘러 개입해 그들이 세뇌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줘야만 한다”고 경고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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