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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 탱크·비둘기 낙하산…1차대전 기상천외 발명품들

작성 2015.11.20 17:41 ㅣ 수정 2015.11.2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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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4~1918년 동안 진행된 제1차 세계대전은 900만 명이라는 막대한 수의 전사자를 낸 전쟁이지만 제2차 세계대전과 비교해 세세한 내용이 일반 대중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당시에도 각국은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때로 황당하기까지 한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이러한 당시의 ‘고군분투’를 엿보게 해주는 새로운 책이 최근 공개돼 관심을 끈다.

영국인 작가 피터 테일러는 임페리얼 전쟁 박물관에 소장된 제1차 세계대전 당시의 기록들을 참고, ‘기묘한 1차 세계대전’(Weird War One)이라는 서적을 출간했다. 이 책에는 적에 대항해 약간의 우위라도 점하기 위해 개발됐던 비범하고 기이한 전략 및 발명품들이 소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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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소개된 당시의 아이디어들 중에는 방탄복이나 위장복 등 현대 전쟁에서도 유사한 개념을 찾아볼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그러나 시대적 한계로 인한 어쩔 수 없는 투박함과 부족함이 그대로 드러나며 전쟁의 도구들임에도 불구하고 우스꽝스러운 인상을 준다.

이러한 예로 당시 미군이 만든 ‘브루스터 방탄복’(Brewster Body Shield)을 들 수 있다. 흡사 ‘오즈의 마법사’ 속 양철 나무꾼을 연상시키는 기괴한 외관을 가진 이 ‘방탄조끼’는 강철합금 재질의 흉갑과 투구로 구성돼 있다.

우스꽝스러운 모습과 달리 이 방탄복은 실제로 적의 총탄을 막아내는 효과를 발휘하기는 했다. 다만 그 무게가 무려 18㎏에 달하는데다 허리를 구부리기 힘든 구조로 인해 착용한 채로 움직이는 데는 많은 한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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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군인들은 첩보 분야에서도 기상천외한 시도를 단행했다. 그 중 하나는 다름 아닌 ‘비둘기 낙하산 부대’다. 공중을 날 수 있는 비둘기들에게 낙하산을 달아준다는 황당한 아이디어가 등장한 것은 바로 빠른 정보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영국군은 훈련받은 전서구들의 몸을 천으로 둘러싸 마음대로 날지 못하게 한 뒤 적의 정보를 제공해달라는 내용의 협조요청서와 함께 적에 인접한 민간인 지역에 낙하산으로 강하시켰다. 해당 비둘기를 발견한 민간인들이 적의 위치를 적은 쪽지를 비둘기와 함께 날려 보내기를 기대했던 것이다.

이에 맞서는 독일군 또한 비둘기를 이용한 첩보작전을 펼쳤다. 이들은 비둘기들의 몸에 소형 카메라를 장착시킨 뒤 작전지역을 날아다니도록 했다. 해당 카메라는 일정한 시간간격으로 사진을 찍는 타이머가 장착된 것으로, 독일군은 여기에 찍힌 사진을 분석해 전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이 도서는 영국군이 공격부대의 규모를 과장하기 위해 제작했던 ‘목재탱크’, 미국군이 부족한 구명조끼 대신 사용했던 ‘침대 매트리스 조끼’ 등을 보여주며 변하지 않는 전쟁의 본질을 잘 드러내고 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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