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관측 기술이 매우 발전하기는 했지만, 멀리 떨어진 외계 행성을 직접 관측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는 뿐만 아니라 옆에 있는 별에 비해 너무 어둡기 때문이다. 이를 관측하는 것은 흔히 서치라이트 옆에 있는 반딧불을 관측하는 것에 비교되곤 한다. 사실 별과 행성은 수십 억 배의 밝기 차이가 있으므로 이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나사의 과학자들은 가능한 관측 방법을 찾고 있다. 이들이 생각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거대한 차단막과 코로나그래프를 조합하는 것이다. 나사 제트 추진 연구소(JPL)의 닉 시글러(Nick Siegler)와 그의 동료들은 별빛을 막는 거대한 빛 가리개인 스타쉐이드(Starshade)를 연구하고 있다.
우리가 차량용 햇빛 가리개를 이용해서 눈부심을 방지하고 먼 장소까지 보듯이 스타쉐이드는 별에서 오는 밝은 빛을 가려서 주변의 행성에 빛만 볼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런데 워낙 행성보다 별이 밝으므로 보통의 빛 가리개로는 관측이 힘들다.
스타쉐이드는 야구장만 한 큰 차단막으로 강력한 우주 망원경과 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다. 따라서 이를 우주로 발사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문제다. 제트 추진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스타쉐이드를 종이접기 방식으로 매우 작게 접어서 발사하는 방식을 연구 중이다.
이 차단막을 통과해서 오는 희미한 행성의 빛은 다시 코로나그래프를 통해서 주변의 빛을 차단한 상태에서 관측한다. 만약 성공하면 과학자들은 외계 행성의 빛을 포착해서 상세한 분석을 진행할 것이다. 여기에는 대기의 화학적 구성, 표면 온도와 같은 결정적인 정보가 숨어있다. 이 정보를 알게 되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인지 아닌지 추정이 아니라 꽤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판단할 수 있다.
다만 이렇게 거대한 차단막을 우주 공간에서 정확히 펼치는 것은 우주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지닌 나사라도 적지 않은 도전이다. 따라서 현재는 스타쉐이드의 프로토타입이 연구 중이다.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망원경과 스타쉐이드가 조합되면 우리는 외계 행성의 모습을 더 쉽게 관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지구와 완전히 흡사한 제2의 지구를 찾는 날이 올지 모른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