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우리에 가둬두는 건 잘못입니다. 동물은 태어난 환경에서 자유롭게 살아야 합니다"
15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동물원이 문을 닫는다. 동물원 부지에는 친환경 생태공원이 들어선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시는 24일(현지시간) 동물원 폐쇄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호르헤 라나타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장은 "동물들에겐 억압의 상징인 동물원을 폐쇄하고 생태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1875년에 문을 연 부에노스 아이레스 동물원은 141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명물 동물원을 폐쇄하기로 한 건 동물과 역사적 건축물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내린 결정이다.
라나타 시장은 "동물들이 건물에서 산다는 자체가 이상한 일"이라며 동물들을 서식지로 돌려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동물원이 폐지되면 동물들은 모두 서식지로 돌아가게 되지만 나이가 들어 장거리 이동이 어려운 동물이나 병든 동물은 당분간 동물원 내의 보호시설에서 보호를 받게 된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이를 위해 동물원 내 한 구역을 동물보호센터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 센터는 앞으로 밀거래되다가 구출된 야생동물을 자연으로 돌려보내기 전 보호하는 시설로 활용된다.
동물원 내에 들어서 있는 건축물을 지금의 모습 그대로 보전된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동물원에는 화려한 유럽풍 조각으로 장식된 고건물이 다수 들어서 있다.
건물들은 우리의 문화재 격인 '역사적 건축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관계자는 "'역사적 건축물'을 관리하면서 생태공원을 만들면 역사의 숨결과 환경이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이를 위해 8월 중 아이디어 국제공모를 실시한다.
한편 동물원을 폐지하고 생태공원을 만들겠다는 시의 결정에 시민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동물원이 생태공원으로 변한다니 위대한 결정이에요" "기립박수를 보냅니다"라는 등 트위터와 페이스북에는 찬성 의견이 넘치고 있다.
사진=딘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