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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이타성…무리에 해가 되면 스스로 떠난다(연구)

작성 2016.08.27 11:34 ㅣ 수정 2016.08.2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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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쥐 무리는 아픈 동료를 내치지 않았지만, 스스로 무리에서 격리를 선택하는 것을 확인했다.(사진=취리히 대학)


병에 걸린 동물은 동료를 보호하기 위해 무리에서 스스로 나온다는 속설이 있다. 감동적인 모습이기는 하지만, 과연 동물이 그런 본능을 가지고 있을까? 실제로 동물학자들은 몇몇 동물에서 그와 비슷한 모습을 관찰한 바 있다. 하지만 이것이 적극적으로 무리에서 떨어져 나오는 것인지, 단지 몸이 아파서 무리에서 낙오되는 것인지, 그게 아니면 병든 동료를 거부하는 다른 동물 때문인지는 확실치 않은 부분이 있었다.

취리히 대학과 스위스 연방 공과대학의 과학자들은 야생 쥐를 이용해서 이 가설을 검증했다. 이들이 쥐를 선택한 이유는 인간에게 여러 질병을 옮기는 운반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만약 신종 전염병이 발생했을 경우, 쥐가 이런 방식으로 자신을 격리한다면 쥐 무리 사이에 전염병 전파를 막는 것은 물론 인간에게 전파되는 것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연구팀은 병든 동물 모델을 만들기 위해 정상적인 쥐에 박테리아 세포벽 구성물질인 LPS(lipopolysaccharides)를 주사해 면역 반응을 유도했다. 쥐가 실제로 감염되는 것은 아니지만, 마치 전염병에 걸린 것처럼 증상을 만들기 때문이다. 쥐의 행동을 면밀하게 관찰한 과학자들은 실제로 증상이 있는 쥐가 능동적으로 무리에서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흥미로운 것은 쥐가 병든 동료를 거부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일부 동물이 병들면 무리를 떠나는 원인은 아직 모른다. 물론 크게 보면 유전적으로 가까운 친족 개체나 새끼 등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후손을 남기는 데 유리한 특징인 점은 분명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동물의 행동이 전염병의 전파 속도를 느리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결과다. 연구팀은 수학적 모델로 쥐에 전파된 심각한 신종 전염병의 전파 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을 검증했다. 물론 이것은 쥐에서 심각한 증상을 일으키는 전염성 질환의 경우에만 해당한다. 쥐에서 심각한 문제를 만들지 않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경우 얼마든지 쥐가 질병을 퍼트리는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처럼 동물의 행동을 연구해서 앞으로 신종 전염병의 전파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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