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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에서 채식만 하다 멸종된 곰이 실재했다(연구)

작성 2016.08.29 15:33 ㅣ 수정 2016.08.2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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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기 시대에 살았던 동굴곰(Cave Bear)이 채식만을 고집하다가 결국 멸종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동물은 대부분의 화석이 동굴에서 발견됐다는 점 때문에 ‘동굴곰’이라고 불렸다. 지구상에서 멸종된 것은 2만 5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 무렵이었다. 키 170㎝ 이상의 몸집이 현존하는 곰에 비해 조금 더 큰 편이었다.

독일 튀빙겐대학교 대학교 연구진은 40만 년 전 유럽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던 동굴 곰의 뼈를 정밀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 활용된 동굴곰의 뼈는 벨기에의 한 동굴에서 발견한 것으로, 연구진은 이 뼈의 성분을 분석해 과거 이 곰의 식생활을 ‘재현’했다. 특히 뼈 내부의 콜라겐에서 동위원소를 찾아 뼈를 구성했던 식품의 종류를 분석하는 작업을 실시했다.

그 결과 과거 동굴곰이 지독하게 채식을 고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며 이것이 멸종된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현생 곰은 잡식성으로 알려져 있다. 작은 과일부터 생선, 사슴까지 가리지 않고 먹는다. 하지만 동굴에서 발견된 선사시대의 동굴곰은 지나칠 만큼 철저하게 채식을 고집했다.

심지어 다양한 영양분을 섭취해야 하는 새끼 곰 역시 풀이나 열매 등만을 먹어 온 어미의 영향으로 모유를 먹던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채식을 하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동굴곰의 특성이 오늘날의 자이언트판다와 유사한데, 먹는 음식과 관련해서는 매우 엄격한 규칙을 가지고 있는 자이언트판다처럼 동굴곰 역시 먹는 것을 강하게 제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측했다.

연구진은 “당시 동굴곰은 균형이 맞지 않는 이러한 식단을 유지하던 중 빙하기 막바지에 들어오면서 식물의 공급이 줄어드는 현상을 만나자, 더욱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이것이 결국 동굴곰의 멸종을 유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굴곰은 오로지 동굴에서만 겨울잠을 잤으며, 일생의 상당시간을 먹이를 찾아 헤매는데 썼다”면서 “채식만 고집한 탓에 빙하기가 온 뒤 먹이를 찾는 것이 힘들어졌고 이것이 곧 멸종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유럽 전역에서 발견되는 동굴곰의 뼈를 수집하고 현생 곰과 비교하는 연구 작업을 펼치는 한편, 당시의 생활을 알 수 있는 단서를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 데일리에 소개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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