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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범고래’ 무리 최초 발견…근친교배 탓 추정

작성 2016.09.02 17:27 ㅣ 수정 2016.09.0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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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발견된 흰색 범고래 ‘아이스버그’


러시아 북서부 태평양에서 최소 5마리 이상의 ‘흰색 범고래’가 등장해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의 1일자 보도에 따르면, 최근 세계자연보전연맹 소속 미국인 과학자이자 범고래 전문가인 에리트 호리히 박사는 지난해 8월 러시아와 일본 사이에 있는 쿠릴 열도에서 온 몸이 흰색인 범고래 무리를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범고래는 등면이 모두 검은색이고 배 부위만 흰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치 알비노처럼 온 몸이 흰색인 범고래(위 사진)는 2012년에 발견된 바 있지만, 무리를 지어 다니는 모습이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뿐만 아니라 흰색 범고래는 무리를 이루지 못하고 홀로 다니거나 성체로 성장하기 전에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리트 호리히 박사는 “확인된 것만 5마리 정도이며 최대 8마리의 흰색 범고래가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는 위험한 근친교배에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래의 근친교배는 무분별한 사냥 또는 포획과 연관이 있다. 암컷이 포획돼 아쿠아리움에 갇히거나 죽게 되면 번식에 문제가 생기고, 결국 범고래들은 개체수 확보를 위해 DNA가 섞인 가족끼리의 근친교배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

동물의 근친교배는 다양한 부작용을 낳는다. 정상적인 교배로 태어난 새끼에 비해 건강상태가 훨씬 나쁘거나 알비노 등 희귀한 증상을 가진 채 태어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또 다른 포식자의 눈에 쉽기 띄기 때문에 공격받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에리트 호리미 박사는 “흰색 범고래가 근친교배로 인한 알비노 증상을 보이는 것인지 유전적인 다른 이유 때문에 몸 색깔이 변한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면서 “현재 전 세계에 서식하는 범고래 개체수는 5만 마리 정도이며, 이중 근친교배를 하게 된 범고래 그룹은 최대 700개 정도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친교배는 매우 위험한 방법이다. 현재 범고래를 포함해 지구상에 서식하는 거대한 포식자들은 모두 위험에 처해있다. 인간이 그들을 사방에서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흰색 범고래 무리와 관련한 자세한 연구결과는 유럽에서 발행되는 수생포유류 저널(journal Aquatic Mammal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2012년에 발견된 흰색 범고래 '아이스버그'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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