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집에서 쫓겨날 위기 처한 이웃 구하려 ‘인간 사슬’ 만든 사람들

작성 2016.09.25 11:31 ㅣ 수정 2017.07.25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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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한 세입자 가족이 불합리하게 집에서 쫓겨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십 명의 이웃 주민이 팔짱을 끼고 ‘인간 사슬’을 만들어 이들 가족을 지켜낸 사연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메트로 등 현지매체는 22일(현지시간) 잉글랜드 브리스틀 이스턴에 사는 니모 압둘라히(39)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했다.

혼자서 세 아들과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압둘라히는 12년 전 네덜란드에서 영국으로 온 이민자로, 지금까지 해당 집에서 살아왔다.

하지만 나날이 심각해지는 집안 내 습기와 곰팡이, 그리고 너무 낡고 더러워진 카펫 때문에 그녀의 아이들은 천식에 걸려 건강이 나빠지고 말았다.

이 같은 이유로 압둘라히는 집 주인에게 집안 내부 수리를 요청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집에서 쫓아내겠다는 협박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할 수 없었다. 몇 번이나 정중하게 수리를 요청했고 그때마다 집 주인은 경찰에 신고해 억지로 쫓아내려고 했다.

심지어 최근 들어서는 집 주인이 정식 퇴거를 요구하는 통지서를 그녀에게 보내왔다. 이에 따라 집행관들이 그녀의 집에 찾아왔던 것이다.

이 같은 사연을 알게 된 인근 주민들은 압둘라히 가족을 지키기 위해 나섰다. 무려 30명이 집 주위를 둘러싸 인간 사슬을 만들어 항의의 뜻을 나타냈다.

지난 21일 압둘라히의 집을 방문한 집행관들은 진입을 시도했지만 주민들은 인간 사슬로 이들을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에 대해 이웃 주민인 제니 로스는 “이곳 주민들은 매우 사이가 좋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일 줄은 몰랐다”면서 “우리 지역에서 그런 불합리한 퇴거 행위를 무시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을 집주인은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 주민들이 이렇게 심한 대우를 받길 바라지 않는다”면서 “이 같은 생각은 이번 인간 사슬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인간 사슬에 동참하지 못했지만 거리 반대편에 사는 한 신혼부부는 자신들의 웨딩 케이크를 시위하는 사람들에서 나눠주며 힘을 보탰다.

또한 국제 비영리 빈민지원 단체 에이콘의 지역 조직 에이콘 브리스틀 역시 이번 세입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운동에 지원을 표명했으며, 실제로 이번 인간 사슬 캠페인에 참여해 집주인에게 맞서고 있다.

에이콘 브리스틀의 대표 닉 발라드는 “집주인이 강제로 압둘라히 가족을 내쫓으려 해 우리가 막아섰다”면서 “그러자 집 주인은 몇 주도 안 돼 정식 통지서를 보냈고 집행관들이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는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로 이대로 세입자들이 쫓겨나면 노숙인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런 요구를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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