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들은 정신적으로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더욱 뛰어난 기량을 발휘한다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유명 대학인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의 인지신경과학연구소는 각 분야에서 뛰어난 성적을 자랑하는 선수 6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에 참가한 운동선수는 ▲스케이트 선수 피터 코놀리 ▲클라이밍 선수 루이스 파킨슨 ▲모터사이클 선수 존 맥기네스 ▲서핑 선수 앤드류 코튼 ▲영국 투어링카챔피온쉽 우승자인 레이싱드라이버 콜린 터킹턴 ▲LMP1 레이싱 드라이버 올리버 웹 등이다.
연구진은 위의 선수 6명과 일반인 6명에게 신체능력 및 기억력을 알아볼 수 있는 동일한 미션을 주고, 실험 전후의 기록을 비교·분석했다.
연구진이 이들 모두에게 심리적 압박이나 불편한 심기를 유발할 수 있는 자극적인 사진을 보여준 뒤 신체적 능력 및 기억력을 테스트 한 결과, 운동선수 6명은 기억력이 평균 20%, 판단 속도는 평균 10% 더 향상됐다.
이러한 현상은 모든 선수들에게서 동일하게 나타났지만, 특히 클라이밍 선수와 모터사이클 선수에게서 더욱 짙게 나타났다.
반면 선수가 아닌 일반인의 경우 실험 전에 비해 오히려 기억의 정확도와 기억을 불러내는 속도가 더욱 떨어졌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운동선수들이 부정적이거나 위험한, 혹은 좋지 않은 컨디션 등의 상황에서 높은 성적을 위해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을 자주 접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즉 모터사이클이나 클라이밍처럼 눈 깜짝한 사이에 위험에 빠질 수 있는 극단의 스트레스를 받는 와중일수록, 도리어 기억력과 판단력이 뚜렷해지면서 기량이 좋아질 수 있다는 것.
연구를 이끈 빈센트 월쉬 교수는 “일반인에게 있어 몇 퍼센트 혹은 몇 초의 기록 차이는 별게 아닐 수 있지만 운동선수들에게는 매우 다르게 인식될 수 있다”면서 “이번 연구결과는 운동선수가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인지능력이 높아질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