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정찰위성이 유럽우주기구(ESA)의 화성 착륙선 추락 흔적으로 보이는 사진을 전송해왔다고 ESA 홈피에서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스키아파렐리가 2~4km 에서 하강하기 시작해 시속 300km 이상의 빠른 속도로 지면에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ESA의 관계자가 22일 ESA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두 개의 점 중 큰 쪽은 착륙선이 지면에 충돌할 때 화성 지표 물질들이 만든 추락 흔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하는 ESA측은 아마도 추락하는 충격으로 착륙선이 폭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추진체의 연료 탱크에 연료가 가득 들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욱 자세한 분석이 이루어지면 상황이 보다 명확하게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고 ESA는 말했다.
엑소마스 팀원들은 스키아파렐리가 보내온 데이터를 분석한 끝에 역추진 분사가 시작되어야 할 시점에서도 로켓이 점화되지 않았음을 알아냈다. 이는 곧 연료 탱크에 그대로 연료가 남아 있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화성 궤도 정찰위성이 보내준 이미지는 저해상도의 CTX 카메라로 찍은 것으로, 고해상도 이미징 과학 실험(HiRISE))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는 다음주에 전송될 것이라고 한다.
추락 흔적이 발견된 곳은 화성의 메리디아니 평원에 있는 착륙 예정지보다 5.4km 서쪽 지점이다.
메리디아니 평원은 화성의 적도 남쪽의 길이 1만 600㎞에 달하는 거대한 평원으로, 생물체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많은 지역이다. NASA에서 탐사선 오퍼튜니티를 2004년 1월 착륙시켜 분석한 결과, 물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퍼튜니티는 현재도 이 지역에서 탐사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올해 3월 14일 발사돼 지난 16일 화성 궤도에 안착한 모선(母船) 엑소마스에서 분리된 스키아파렐리는 화성 대기권에 진입한 뒤 낙하산을 펴고 속도를 줄이면서 하강하여, 착륙 직전 로켓을 역분사해 표면에 내려앉을 예정이었다.
ESA의 엑소마스 프로젝트는 15억 달러(약 1조 6890억원)를 투자해 화성 대기와 표면의 메탄가스를 분석해 생명체가 있는지 조사하고, 2020년대에 화성의 특정물질을 지구로 가져오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다.
정찰위성이 보내온 새로운 이미지와 같은 장소를 찍은 과거 이미지를 비교해보면, 화성 착륙선 스키아파렐리가 착륙을 시도한 10월 19일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추락 흔적이 나타났다. 사진 아랫부분에 보이는 밝고 작은 점은 착륙선의 낙하산, 크고 어두운 점은 착륙선이 지면에 충돌하면서 만들어진 흔적으로 보인다.(사진=NASA/JPL)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