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보다

[아하! 우주] 행성을 꿀꺽 집어삼킨 별

작성 2016.12.17 11:49 ㅣ 수정 2016.12.1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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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성을 집어삼키는 HIP68468의 개념도. (사진=Gabi Perez/ Instituto de Astrofísica de Canarias)


우주에는 다양한 별이 존재한다. 그 가운데 과학자들은 태양의 진화를 연구하기 위해 태양과 비슷한 별들을 집중으로 관측해왔다. 수억 년에 걸친 태양의 변화를 관측하는 일은 인간의 수명으로는 불가능하지만, 대신 태양과 비슷한 별이 나이를 먹음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관측하는 일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구에서 300광년 떨어진 HIP68468 역시 태양과 비슷한 별로 나이는 60억 년 정도이다. 태양의 나이인 46억 년보다 좀 더 나이를 먹은 형님인 셈이다. 그런데 이 별을 연구한 국제 천문학자 팀은 이 별의 대기 구성이 좀 특이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태양 같은 별은 구성 성분의 대부분이 수소와 헬륨이다. 물론 이보다 더 무거운 물질 역시 소량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연구팀에 따르면 이 별은 비정상적으로 리튬과 더 무거운 원소의 비중이 높았다. 연구팀은 이 별이 과거 지구보다 무거운 행성을 흡수하면서 생긴 변화라고 보고 있다.


HIP68468 주변에는 두 개의 외계 행성이 있는데, 하나는 지구보다 3배 무거운 '슈퍼 지구'이고 다른 하나는 해왕성보다 50% 무거운 '슈퍼 해왕성'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인지 이 두 행성은 모항성에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공전하고 있다. 가장 가능성 있는 원인은 아직 찾아내지 못한 거대 행성의 중력에 의한 궤도 전이인데, 어쩌면 궤도가 변하는 과정에서 너무 가까이 다가간 행성 하나 이상이 별에 흡수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무거운 원소의 양으로 볼 때 지구 질량의 6배에 달하는 행성이 흡수된 것으로 보고 있다.

HIP68468는 태양과 비슷하게 생긴 별이라고 해서 반드시 같은 과정을 겪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구를 비롯한 행성의 궤도는 영구불변한 것으로 보이지만, 거대 행성 혹은 동반성의 중력 간섭이 일어나면 영원할 것 같던 행성궤도도 큰 변화를 겪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 행성이 행성계에서 이탈하거나 혹은 모항성에 충돌할 수 있다.

다행히 우리 태양계는 그런 과정 없이 수십 억 년간 안정한 행성계를 유지했다. 덕분에 지구의 환경 역시 안정적으로 유지되었고 생명체가 번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인지하지 못하지만 지금 우리가 번성할 수 있는 것은 지구가 꽤 운이 좋은 행성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 수도 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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