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부지역에서 연일 계속되는 지독한 스모그 속에서 중학생 400여 명이 운동장에서 시험을 치른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따허바오(大河报)의 보도에 따르면, 19~20일 허난(河南)성 린저우시(林州市) 교육국은 최악의 스모그로 휴교령을 내렸다. 하지만 한 중학교에서는 학생 수백 명을 운동장에 집합시켜 기말고사 시험을 치렀다.
당시 스모그는 측정이 불가할 정도로 높은 수치로 가시거리는 20m에 불과했다. 마치 안개가 자욱하게 낀 듯한 날씨 속에 학생 수백 명은 운동장에 펼쳐진 작은 책상 앞에 반무릎 자세로 꿇어 앉은 채 시험을 치렀다.
이 학교 8학년(중학교 2학년 해당) 학생은 “오전에는 영어와 수학, 오후에는 어문과 물리 시험을 치렀다”고 밝혔다. 한 학년에 10개 학급이 있고, 학급당 학생 수는 60~70명에 이르는데, 학생 전원이 시험을 치렀다고 전했다.
학교 교장은 처음에는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시험을 치른 적이 없다고 잡아떼다가 나중에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19일 오전 운동장에서 시험을 치렀지만, 당시 스모그는 그다지 심각하지 않은 상태였다”면서 “휴교령이 내려지자마자 시험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19일 오전,오후 모두 운동장에서 시험을 치렀고, 20일에도 시험을 치렀다고 밝혔다.
이처럼 심각한 스모그 속에 학생들을 내몰고 치를 만큼 중요한 시험이었을까?
이 교장은 “학기가 끝나 기말고사를 치른 것이지, 그렇게 긴박한 시험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