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중국

중국인의 못말리는 잠옷 사랑…법정 죄수도 잠옷

작성 2017.01.14 09:45 ㅣ 수정 2017.01.1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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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허페이의 인민법정에 출두한 ‘잠옷 차림’의 죄수들. (사진=텅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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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하이 시내를 ‘잠옷차림’으로 돌아다니는 남녀. (사진=동방IC)


중국을 방문해 본 사람은 누구나 한번쯤 이런 질문을 던지곤 한다.

“중국인들은 왜 잠옷 차림으로 다니는 걸까?”

지난 9일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의 한 법정에 범죄조직원 20여 명의 죄수들이 모두 알록달록한 잠옷 패션으로 등장했다. 이들은 범죄조직, 공공질서 소란죄, 도박장 개설 등으로 유기징역 20년, 벌금 25만 위안, 개인재산 100만 위안 몰수 등의 판결을 받았다. 이처럼 무거운 형벌을 받는 죄수들의 복장치고 참 귀여운 차림이다.


중국에서는 엄숙한 법정에서까지 잠옷차림으로 출석하는 죄수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지난 2011년 12월 충칭(重庆)에서는 범죄집단 우두머리인 왕즈치(王紫绮)가 사형 판결을 받는 순간에도 분홍색 강아지 문양이 들어간 잠옷 차림 이었다.

중국인들의 잠옷패션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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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쑤성 난징 후난루(湖南路) 상점가에서 잠옷 차림에 핸드백을 들고 쇼핑하는 한 여성. (사진=동방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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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에서 ‘잠옷차림’으로 아이와 함께 기차역에 들어서는 농민공. (사진=시각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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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옷차림’의 지하철 탑승객. (사진=로이터통신)


거리 곳곳에서 화려한 모양의 잠옷을 입고 다니는 중국인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중국인들에게 “왜 잠옷을 입고 다니느냐?”고 질문을 하면 ‘날씨’를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는다. 지구 온난화로 실내외 온도차가 크게 나지 않아 집안에서 입던 옷차림 그대로 나가도 춥지 않게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편안함을 추구하는 중국인들에게 잠옷만큼 편한 옷차림은 없다. 많은 중국인들은 “야채 사러 잠깐 나가는데 잠옷차림으로 나가는 게 편하다”고 말한다.

심지어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면서 잠옷 차림으로 나서는 학부모도 있다.

화려한 색상과 도안의 잠옷 패션은 금새 눈에 띈다. 일부 사람들은 일종의 ‘패션’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패션 치고는 비싸지 않게 차려 입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아파트 단지나 시장 뿐 아니라 대형 백화점, 대중 교통수단, 심지어 유명 관광지에도 ‘잠옷패션’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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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샤먼 국제마라톤대회에 ‘잠옷차림’으로 완주하는 중국인. (사진=시각중국)


지난 2006년 샤먼(厦门) 국제마라톤 대회에서는 한 남성이 잠옷차림으로 링겔을 맞으며 마라톤을 완주하기도 했다.

일찍이 상하이 사람들도 잠옷으로 거리를 누비는 습관이 있어 유명 상점들이 즐비한 난징루에도 잠옷차림의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난 2010년 상하이 세계박람회가 개최되면서 정부는 ‘잠옷차림 외출 금지령’을 내렸다. 당시 시민들 사이에서는 꽤나 뜨거운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의복의 자유’를 나무랄 수는 없지만 외국인의 눈에는 여전히 신기하게만 비쳐진다. '세계화'를 외치는 중국의 ‘잠옷패션’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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