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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테리아도 전기 이용해 ‘친구 박테리아’ 부른다 (연구)

작성 2017.01.20 10:14 ㅣ 수정 2017.01.2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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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초균의 전자 현미경 사진


박테리아는 가장 단순한 형태의 생명체다. 하지만 동시에 가장 놀라운 생명체이기도 하다. 박테리아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이 작은 생명체의 놀라운 능력과 독특한 생존 방식에 감탄하곤 한다. 최근 흔한 박테리아가 과학자들을 다시 한번 놀라게 만들었다.


그 주인공은 자연계에서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는 호기성 그람양성균인 고초균(Bacillus subtilis)이다. 고초균은 다른 세균과 마찬가지로 생물막(biofilm)이라는 생물 군집을 형성한다. 이는 유기물을 기질로 삼아 박테리아들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집단으로 거주하는 방식이다. 종종 여러 종류의 세균이 모여서 생물막을 형성하는데, 역시 자연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단순한 박테리아가 어떻게 서로 협력해서 이런 구조물을 만드는 것일까?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의 귀롤 슈엘 교수(Gürol Süel)가 이끄는 연구팀은 놀랍게도 이 단순한 박테리아가 약한 전기 신호를 이용해서 다른 박테리아를 불러 모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고초균 세포막 표면에 있는 포타슘 이온 펌프를 이용해서 약한 전류를 만드는 원리인데, 여러 세균이 힘을 합쳐 전기적 신호를 주변에 보내 녹농균 (Pseudomonas aeruginosa) 같은 다른 박테리아를 불러 모아 함께 생물막을 형성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여러 세균이 협력해서 생물막을 형성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전기적 신호를 통해서 멀리 떨어진 다른 세균을 불러온다는 사실은 새롭게 알아냈다.

박테리아 생물막의 형성은 일부 질환에서도 볼 수 있어서 앞으로 이에 대한 상세한 기전을 밝히면 질병 치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를 저널 셀(Cell) 최신호에 발표했다.

박테리아는 눈 같은 감각기관도 없고 뇌도 없는 단순한 단세포 생물체다. 하지만 다른 박테리아와 소통할 필요가 있을 때 이들 역시 다양한 수단을 활용한다. 필요할 때 남과 협력하는 것은 박테리아라고 해도 예외가 아닌 셈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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