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번에 가루를 들고 경찰서로 달려간 남자는 "이 가루의 정체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예감은 적중했다. 의문의 백색가루는 말로만 듣던 코카인이었다.
새로운 마약거래 기법이 포착돼 스페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스페인 사라고사에서 최근 벌어진 일이다.
신고자는 동네의 한 마트에서 종이상자에 든 초콜릿 맛 네스퀵을 구입했다. 집으로 간 남자는 핫초코를 타려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마트에선 눈에 띄지 않았지만 누군가 이미 상자를 뜯은 흔적이 남아 있던 것.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어 보니 핫초코 가루 속엔 따로 포장한 백색가루가 들어 있었다. 밀가루 같아 보이는 백색가루는 경찰이 확인한대로 코카인이었다. 네스퀵 상자에 들어 있던 코카인은 250g, 시가 1630만원 상당의 분량이다.
경찰은 마약거래의 신종 기법으로 보고 있다. 마트에 진열된 상품에 마약류를 숨긴 뒤 구매자에게 정보를 주는 식으로 마약을 전달하는 수법이라는 설명이다.
남자는 구매자가 코카인을 찾아가기 전 하필이면 문제의 네스퀵 상자를 고른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는 "물량을 볼 때 조직 간의 거래인 듯하다"면서 "서로 노출을 피할 수 있어 이런 수법을 사용한 듯하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마트에서 구입한 물건에서 백색가루가 발견되면 바로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상자에 지문이 남았는지, 마트의 CCTV에 용의자가 잡혔는지 확인 중이지만 아직 단서를 확보하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