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숨진 할머니 연금 2억원 받아먹은 파렴치 손자

작성 2017.02.17 08:53 ㅣ 수정 2017.02.17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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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의 노인이 계속 자동입출금기만 이용하는 것을 미심쩍게 여긴 당국의 조사로 파렴치한 손자는 덜미를 잡혔다. (자료사진)


이미 20년 전 세상을 뜬 할머니 앞으로 따박따박 나오는 연금은 손자에게 일종의 '현금지급기'였다. 하지만 달콤하게 정부를 속인 대가로 가야할 곳은 감옥 뿐이었다.

최근 스페인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말라가에 사는 한 남자가 할머니의 연금을 대리수급(?)하기 시작한 건 할머니가 사망한 1998년부터였다. 당시 27살이던 남자는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다.

할머니가 사망했으면 사망신고를 했어야 했지만 남자는 할머니의 죽음을 은폐하기로 했다. 할머니 앞으로 꼬박꼬박 나오는 연금에 욕심이 난 때문이다.


남자는 할머니의 통장를 관리하면서 매월 연금을 탔다. 은행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할머니의 계좌로 입금되는 연금을 인출할 때는 꼭 현금자동차입출금기(ATM)을 이용했다. 창구거래는 절대 하지 않았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완전 범죄를 꿈꾸며 ATM만 이용한 게 오히려 당국의 의심을 사는 계기가 됐다.

고령의 노인이 매월 ATM을 이용하는 걸 이상하게 여긴 연금공단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

수사에 나선 경찰은 연금 수급자가 이미 사망한 사실을 알아내고 용의자 특정에 나섰다.

할머니 연금을 매월 빼가는 사람이 특정 동네에 있는 ATM을 주로 이용하는 걸 확인한 경찰은 추적 끝에 손자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하고 검거에 성공했다.

손자는 할머니의 죽음을 숨기고 매달 연금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20년 가까이 이런 식으로 손자가 받은 연금은 약 20만 유로(약 2억4300만원)에 이른다.

경찰은 사기혐의로 용의자를 검찰에 넘겼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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