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연구

입력: 2017.03.21 11:01 ㅣ 수정 2017.03.21 11:01

암컷에게 구애하는 1억년 전 실잠자리 모습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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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억년 전 고대 실잠자리의 모습이 완벽 보존된 호박화석



1억 년 전 지구상에 생존했던 곤충이 다른 곤충에게 구애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담은 호박 화석이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과학원 소속의 난징 지질학및고생물학 연구소는 미얀마의 후쾅계곡에서 발견된 호박화석을 정밀 분석했다.

1억 년 전 만들어진 이 호박 화석에는 고대 실잠자리(damselfly) 3마리의 형태가 완벽하게 보존돼 있다. 고대 실잠자리는 현생 잠자리와 비슷하게 긴 다리를 가졌는데, 다리 끝이 나비의 날개처럼 둥그렇고 무늬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호박화석 속 실잠자리 3마리의 포즈와 뻗친 다리의 형태 등을 미뤄 볼 때 이것이 암컷에게 구애하기 위해 긴 다리를 흔들며 다툼을 벌이는 고대 수컷 실잠자리의 모습을 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실잠자리나 잠자리 같은 잠자리목 곤충은 날개가 얇고 몸통이 가늘어서 보존이 쉽지 않다. 때문에 이번 호박화석의 분석 결과는 고대 곤충의 생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연구진은 “잠자리목 곤충 수컷은 암컷에게 구애할 때 날개를 크게 흔들며, 이 모습이 고스란히 보존된 화석은 매우 드물다”면서 “이번 호박화석은 경절(tibia)이라고 부르는 다리 부위를 길게 뻗어 구애하는 모습을 완벽하게 담고 있으며, 이는 고대 잠자리의 구애 행동이 공룡이 살았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생 실잠자리와 고대 실잠자리는 유사한 점도 있지만 다리 부분의 진화에서 차이점을 보인다”면서 “고대 실잠자리의 경절 부위는 양쪽이 비대칭이고 크기도 더 크며, 특히 다리 아래쪽에 있는 검은 점은 포식자를 위협하는데 쓰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암컷을 유혹하고 다른 수컷을 경계하는데 쓴 경절 부위가 지나치게 큰 탓에 비행속도가 느려지고, 포식자로부터 달아나는데 어려움을 겪은 것이 결국 고대 실잠자리의 멸종을 가져왔을 것으로 추측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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