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일반

[와우! 과학] 공기 정화하는 바이오 벽

작성 2017.03.28 09:03 ㅣ 수정 2017.03.28 09:03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세계 이슈 케챱 케챱 유튜브 케챱 틱톡 케챱 인스타그램
확대보기
▲ 바이오 벽 프토로타입을 보는 퍼듀대학의 연구자. (사진=Purdue Research Foundation photo/Curt Slyder)


깨끗한 공기를 마시는 일은 인간이 누려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에 속합니다. 하지만 이 기본권은 최근 큰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대기 오염이 심해지면서 공기가 탁해진 때문이죠. 실외 대기 오염도 문제지만, 사실 실내 대기 오염 역시 적지 않은 문제입니다.

외부에서 들어온 대기 오염 물질은 물론 음식 조리나 청소 시 나오는 미세 먼지, 각종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은 상황에 따라서는 실내에서 더 고농도로 존재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그 사실을 알기 어렵지만, 잠재적인 질병 위험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가정에서 공기정화 식물을 키우거나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추세입니다.

미국의 퍼듀대학과 월풀사는 공동으로 공기정화 식물을 실내 환기 시스템에 연결한 바이오 벽(BioWall)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실내 환기 및 냉난방 시스템과 공기정화 식물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부분이 없는 것 같지만, 기존의 시스템과 몇 가지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바이오 벽은 인공조명과 상자 모양의 식물 재배 시스템을 이용해서 햇빛이 닿지 않는 건물 내부 및 집안에도 설치할 수 있으며 벽면의 일부나 전체에 수직으로 식물을 재배해서 공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공기정화 식물은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추천되지만, 한 가지 간과되는 점은 꽤 넓은 재배면적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NASA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의미 있는 실내 공기 정화를 위해서는 대략 9.3㎡(약 2.8평)의 재배면적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화분 한두 개로는 실내 공기의 질을 크게 끌어올릴 수 없지만, 그렇다고 사람 살 공간도 부족한데 집안에 정원을 꾸밀 수도 없는 일입니다.

바이오 벽은 이 문제에 대한 한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벽은 실내 환기 시스템과 연결되어 작동하며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비롯한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습도를 자연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따라서 냉난방 시스템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습니다.

동시에 디자인을 잘하면 조명과 인테리어를 한 번에 해결하는 아이디어가 될 수 있습니다. 투박한 벽보다 식물이 살아 숨 쉬는 벽은 그 자체로 자연 친화적인 실내 인테리어가 될 수 있으며 공간의 제약 때문에 정원을 가꾸지 못했던 도시인에게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공기청정기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산소로 바꾸는 능력도 있습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공기청정기보다 공간을 많이 차지할 뿐 아니라 아무래도 비용이 올라갈 것입니다. 살아있는 식물인 만큼 관리도 더 까다로울 것입니다. 현재는 타당성 조사를 위해 프로토타입 연구가 진행 중인데, 과연 얼마나 효과적으로 실내 오염을 줄이고 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하는지 역시 더 검증이 필요합니다.

아무튼, 이와 같은 연구가 진행된다는 것 자체가 어떤 의미에서는 씁쓸하기도 합니다.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 자체가 더는 자연스럽지 않은 시대를 살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니까요.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추천! 인기기사
  • “포기란 없다”…비트코인 ‘7600억원 어치’ 실수로 버린
  • “나 아직 안죽었다”…보이저 1호 240억㎞ 거리서 ‘통신’
  • 나홀로 사냥…단 2분만에 백상아리 간만 쏙 빼먹는 범고래
  • 美 언론 “KF-21 공중급유 첫 성공, 인상적인 속도로 발
  • 죄수 출신 바그너 용병들, 사면 후 고향 오자마자 또 성범죄
  • 정체불명 ‘금속기둥’ 모노리스, 웨일스 언덕서 발견
  • 노브라로 자녀 학교 간 캐나다 20대 엄마 “교사가 창피”
  • 푸틴, 피눈물 나겠네…“‘1조 160억원 어치’ 러軍 전투기
  • 우크라도 ‘용의 이빨’ 깔며 방어전 돌입…전쟁 장기화 양상
  • “감사하다”…인도서 8명에 집단 강간 당한 女관광객, 얼굴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곽태헌 · 편집인 : 김성수
    • Copyright ⓒ 서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