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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대신 임신·출산한 남편…그에게만 가능한 일

작성 2017.03.28 16:32 ㅣ 수정 2017.07.27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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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 에이미 대신 인공수정을 받은 남편 크리스의 임신과정과 출산 후 모습.


몇년 동안 아기를 간절히 원한 부부는 수차례의 임신 시도 끝에, 드디어 건강한 사내 아이를 낳았다. 그러나 그들이 출산하기까지의 과정은 좀 남다르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뉴질랜드헤럴드는 아이를 낳지 못하는 아내 대신 임신과 출산을 감행한 남편의 사연을 소개했다.

미국 오하이오주에 거주하는 크리스(33)와 에이미(33)는 정자 기증을 통해 5번의 자궁내수정을 시도했다. 하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고, 이대로는 가족을 완성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

그 순간 남편 크리스가 나섰다. 자신이 대신 아이를 낳겠다며 아내 에이미를 위로한 것이다.

이러한 결단이 가능했던 이유는 사실 크리스가 트렌스젠더였기 때문이다. 크리스는 20대 초반 이후부터 남성의 정체성을 갖게 됐지만 생물학적으로는 아직 여성의 생식기를 가지고 있어 임신이 가능했다.

그러나 모든일이 다 순조롭게 풀리는 것은 아니었다. 크리스 역시 정자액 주입치료와 유산을 경험한 끝에 2014년 12월 20일 예쁜 딸 헤이든을 자연분만으로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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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되면서, 부부는 아이를 간절히 원했고 결국 남편의 수고 덕분에 첫 딸 헤이든을 낳았다.


특별한 출산과정을 2년 반 만에 공개한 에이미는 “크리스가 임신한 사실을 알았을때, 항상 내가 아이를 낳을 거라고 생각했기에 받아들이기 힘들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아이를 갖기 위해 많은 불임치료를 받았고, 의학적 치료를 더 감수해야할지 고민하기도 했지만 결국 우리에게 자궁이 2개였다는 사실은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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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 헤이든이 엄마아빠 품 속에서 쑥쑥 커가는 모습.


크리스 역시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내린 선택이었지만 자신에게 일어난 일로 인해 혼란을 겪어야 했다. 특히 임신으로 신체적인 변화를 경험하면서 배와 가슴이 커지는 반면 얼굴에 턱수염도 더 두드러졌다.

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선 아이를 가지는 것은 여자의 일로 여겨지기에 남자인 내게 임신은 놀라운 경험이었다”면서도 “임신과 출산 후 남성이 되고 싶은 자신의 정체성에 확신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2016년 1월 크리스는 더 완벽한 남성이 되기 위해 10일마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주사를 맞기 시작해 현재는 생물학적으로도 남성이 되어가고 있는 상태다. 아내 에이미 또한 몇 차례 인공수정을 통해 지난해 10월 1일 아들 밀로를 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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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는 각자가 원하는 남성과 여성의 역할로 되돌아가게 됐다.


4년 전 법적 부부가 되어 서로를 있는 그대로 아껴주고 이해해주는 에이미와 크리스는 세 번째 아이를 갖고 싶다는 희망을 내비추며 여전히 사랑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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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 에이미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데 있어 성별은 중요하지 않다”며 남편 크리스가 자신의 소울메이트라고 말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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