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100년 전 시간 여행…대구 청라언덕

작성 2017.04.13 09:42 ㅣ 수정 2017.04.1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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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산동 3.1 만세 운동 90계단. 신명학교와 계성학교 학생들이 일본 경찰들의 눈을 피해 약속 장소인 서문시장까지 가던 청라언덕을 오르는 길이다.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 나는 흰나리 꽃 향내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청라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참으로 귀에 익었다. 아마도 40~50대를 지난 중년들에게 이 노래는 학창 시절 내내 귓전에 맴돌던 음악이 아니었으랴. 바로 ‘동무생각’(이은상 작사, 박태준 작곡)이라는 한국 최초 가곡이 탄생한 곳, 대구의 근대골목투어의 출발지인 청라(靑羅)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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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산의 청라언덕에는 100년이 넘는 서양식 건축물 세 채가 원형 그대로 간직한 채 보존되어 있어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대구의 청라언덕은 흔히들 파리의 몽마르트 언덕에 빗대어 설명된다. 어찌 세계적 관광지인 몽마르트에 비견할까만은 그럼에도 청라언덕은 몽마르트에 뒤지지 않을 만큼 곡진한 이야기들을 많이 품고 있다.

원래 이 언덕은 19세기 초 기독교 선교사들이 거주하면서 담쟁이를 많이 심은 데서 유래되었으며, 달성토성이 대구의 중심이었을 때 동쪽에 있다하여 동산으로 불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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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레어 주택은 현재 교육역사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곳에는 서당의 모습부터 70~80년대의 교실 모습까지 갖추고 있어 관람객들의 흥미를 이끈다.


이 언덕에는 스윗즈 주택, 챔니스 주택, 블레어 주택 등 1910년대 가옥들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또한 대구 3.1운동길, 대구 최초의 서양 사과나무, 우리나라 최초 가곡인 동무생각 노래비, 선교사와 가족들의 묘지인 은혜정원 있는 공간으로 대구의 야심찬(?) 근대골목 투어의 출발지이기도 하다.


20세기 이전 청라언덕이 있는 동산(東山)은 1898년 즈음부터 ‘대구의 몽마르트’로 거듭난다. 당시 미국인 선교사인 아담스와 존슨이 동산을 구입하여 학교, 병원, 신학대학을 세워 선교기지로 삼았다. 그러하다보니 지금도 여전히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부지 내에서 한 세기 전의 원형이 고스란히 잘 간직되어 지금껏 내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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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박물관에는 최고(最古) 상아 청진기에서, 국내 현존 최고(最古) 피아노, 일제 시대 세균 배양기 등 귀한 의료 관련 자료들이 많아 의학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도 귀한 전시물이 많다.


이곳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붉은 벽돌의 선교사 주택들이다. 스윗즈(Switzer), 블레어(Blair), 챔니스(Chamness) 주택이 바로 주인공들이다.

선교사 주택은 1906년에서 1910년 사이에 지은 것으로, 당시 거주하던 선교사들의 이름을 붙인 주거공간이다.

현재까지도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어, 역사적으로도 귀중한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주택의 기초 돌은 허물어진 대구읍성에서 가져온 것이다.

1999년 동산의료원 개원 100주년을 기념해 스윗즈 주택은 선교박물관으로, 챔니스 주택은 의료박물관, 그리고 블레어 주택은 교육·역사박물관으로 거듭났다. 이중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주택은 바로 챔니스 주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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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교박물관 내부 모습. 일제 시대에 국내에 들어온 기독교의 역사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콘크리트 기초 위에 붉은 벽돌로 쌓아 올린 2층집으로 남북으로 약간 긴 장방형 구조로 1층에는 거실과 서재, 식당을 두었다. 2층의 목조 베란다는 운치를 더해 미국 정통 가옥의 원형을 뜻하지 않게 이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의료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이곳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청진기와 1800~1900년대에 사용한 동서양의 의료기기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110여 년 전 사용한 상아청진기와 일제강점기 때의 세균배양기도 있다. 당시에는 안과, 산부인과, 신장과 중에서 특히 산부인과의 비중이 제일 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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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라 언덕에 위치한 의료박물관에는 100년이 넘는 의료 기기들이 전시중이다. 당시 산부인과 관련 질병이 많아 이와 관련된 부인과 초기 의료기기들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이 외에도 선교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스윗즈 주택, 교육역사 박물관으로 이용되는 블레어 주택 역시 볼거리가 풍부하다.

또한 동산동 3.1만세 운동길 90계단을 통해 한 세기전의 풍경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대구 청라언덕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대구를 관광 목적으로 방문한다면, 의사가 꿈인 자녀가 있는 부모님이라면 한 번은!

2. 누구와 함께?

-연인, 가족

3. 가는 방법은?

-대구 시내에 위치. 계산 성당 바로 앞. 지하철 반월당 역에서 하차.(대구시 중구 달성로 56)

4. 감탄하는 점은?

-100년 전 가옥이 고스란히. 대구 시내 풍경이 한눈에.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전혀 알려져 있지 않은 대구 시민들의 비밀의 힐링 언덕(?)

6. 꼭 봐야할 전시품은?

-의료 박물관의 오래된 기구들. 특히 국내 현존 최고(最古) 피아노와 일제 시절 사용되던 세균 배양기.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냉면 ‘대동면옥’(255-4450)/ 수육, 순대‘8번 식당’(255-0167)/ ‘다전칼국수’(256-7722)/ 돼지갈비 ‘마당’(255-2324)/ 공갈빵 ‘적두병’(353-2224)/ 즉석 ‘365현미 누룽지’(743-0395)/ 서문 시장 야시장 먹거리들. 지역번호 (053)

8. 홈페이지 주소는?

-http://gu.jung.daegu.kr/new/culture/pages/culture/page.html?mc=0332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청라언덕이 근대골목투어의 출발점이다. 계산성당, 진골목, 에코한방웰빙체험관, 한의약박물관.

10. 총평 및 당부사항

-혹시 대구에 갈 일이 있다면 반드시 동산 청라언덕에서 출발하는 근대골목투어를 체험해보기를.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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