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송혜민의 월드why] 드론으로 이것까지? 당신이 모르는 드론의 세계

입력 : 2017.05.03 13:14 ㅣ 수정 : 2017.05.03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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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론, 군사용 드론, 드론 취미 (사진=포토리아)



터널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생존자 구조가 시급하다. 하지만 자칫하면 2차 붕괴가 발생해 구조대원들의 목숨까지 위협당할 수 있는 상황이다. 붕괴된 터널 내부 사정이 궁금한 취재진과 구조대가 앞다퉈 ‘이것’을 날린다. 바로 드론이다. 카메라를 매달고 터널 입구로 향하는 상공의 드론 몇백 대와 터널 밖에서 이를 조종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드론의 기술적 효율성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는 사람의 생명을 선정적으로만 접근하는 씁쓸한 풍광이기도 하다.

영화 ‘터널’ 속 한 장면이다. 드론은 이미 실생활 곳곳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분야에서 독특한 형태의 드론이 활약하고 있다. 당신이 아직 모르는 드론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장난감 같은 군사용 드론…선두주자 중국

2000년대 중반 이후 세계 여러 국가에서 드론을 실전 배치했는데, 그중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정찰용 초소형 드론이다.

지난해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군사기술시연회에서는 ‘블랙 호넷’이라는 초소형 드론이 모습을 드러냈다. 크기 20×9×5㎝, 무게 18.25g에 불과한 이 드론은 작은 몸체에 적외선 카메라 3대를 장착하고 반경 2.4㎞ 이내 적의 동태를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성인의 손바닥보다 작아서 정찰 비행 중에도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 언뜻 보면 장난감과 크게 다르지 않은 외형과 크기가 가장 큰 특징이다.

군사용 드론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국가는 중국이다. 미국이 2000년대 중반부터 드론을 실전배치하는 동시에 군사적 우위를 위해 군사용 드론의 해외 판매를 제한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은 좋은 중국산 드론이 반사이익을 누리기 시작했다.

지난 2월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이 자체 개발한 군사용 공격 드론 ‘이룽’(翼龍)이 해외에서 최대 규모의 수주를 따냈다고 보도했다. 기밀 유지의 이유로 바이어의 신상과 주문 규모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지에서는 ‘이룽’의 성공적인 비행과 판매로 미국과 거래를 꺼리는 중동 국가들을 공략할 새로운 무기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리고 한 달 뒤인 3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은 중국 베이징 방문 당시 중국의 군사용 드론 ‘차이훙(彩虹·CH)-4’를 사우디 내 공장에서 생산한다는 협정에 사인했다. 차이훙-4를 제작·판매해 온 중국항공과학기술국(CASC)이 해외에 공장을 설립하는 것은 파키스탄과 미얀마에 이어 3번째다. 중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 협정을 통해 사우디를 포함해 주변 중동 국가들에게 자국의 드론을 판매할 루트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 드론레이싱대회 현장

▲ 2016 제1회 ‘월드 드론 프릭스’ 드론 레이싱 대회 우승자



◆스포츠산업 넘보는 드론의 세계

애초 군사용으로 탄생한 드론이지만 비군사용 드론의 세계도 만만지 않게 성장 중이다. 특히 ‘드론 축구’, ‘드론 레이싱’ 등 레저스포츠업계에서 드론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에서는 제1회 ‘월드 드론 프릭스’ 드론 레이싱 대회가 열렸다. 드론 레이싱 경기 중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 이 대회는 4명이 한 조가 돼 드론을 조종하며, 두바이 곳곳의 고층 건물 사이를 가장 빨리 도는 레이서가 우승을 차지한다.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드론 레이싱 전문팀이 활약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세계 최초로 드론 축구단이 탄생했다. 전주시가 창단한 드론 축구단에는 대표선수 23명이 소속돼 있으며, 게임은 선수들이 드론을 조종해 상대팀 골대에 골을 넣으면 이기는 방식이다. 드론 축구의 활성화가 지역경제 및 드론 산업의 선두를 차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쏟아진다.

◆드론이 가져온 시장 변화



드론의 활약은 또 다른 드론의 영역을 확대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드론을 이용한 사생활 침해나 테러에 대비해 공중의 드론을 무력화 시키는 ‘안티 드론’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인 마케츠앤드마케츠는 전 세계 안티 드론 시장의 규모가 연평균 23.9%씩 성장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11억4000만 달러(약 1조3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록히드마틴이나 보잉 등 글로벌 항공업체도 테러 및 드론 공격에 대비한 안티 드론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드론 활성화는 새로운 직업을 낳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 연방항공청은 16세 이상이면 드론 면허를 딸 수 있도록 허가했다. 아마존과 같은 쇼핑몰 업체가 드론을 이용한 배송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드론 전문 조종사’가 유망 직종으로 떠올랐고, 이와 관련한 적절한 법적 장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앤소니 폭스 미국 교통부 장관은 “향후 10년간 드론이 820억 달러의 경제 효과 및 10만개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며 기대했다. 국내에도 드론 관련 학과와 조종 전문기관 등이 속속 등장했다.

호주 금융회사 매쿼리는 2020년 드론 산업이 600억달러 규모(약 67조 860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만큼, 머지 않은 미래에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드론을 만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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