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고든 정의 TECH+] 초당 5조 프레임…세계서 가장 빠른 카메라

입력 : 2017.05.05 10:17 ㅣ 수정 : 2017.05.0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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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당 5조 프레임…세계서 가장 빠른 카메라



우리는 초고속 카메라 덕분에 물방울이 바닥에 떨어지는 장면이나 야구에서 공을 치는 순간처럼 매우 빠른 순간에 일어나는 일을 자세하게 볼 수 있습니다. 초고속 카메라는 광고나 영화는 물론 과학에서도 널리 활용됩니다. 새가 날아오르는 장면이나 먹이를 잡는 순간처럼 사람의 눈으로는 너무 빨라서 연구하기 힘든 장면도 초당 수백 프레임의 화면을 촬영할 수 있는 초고속 카메라를 이용해서 알아낼 수 있죠.

하지만 수천 프레임의 초고속 카메라를 이용해도 관측이 어려운 분야도 있습니다. 바로 원자와 분자의 화학 작용을 보는 것입니다. 워낙 작은 미시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인 데다 보통 펨토초(10의 -15승 초) 단위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를 사진으로 찍어 확인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습니다. 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사람이 이집트 태생의 미국 과학자인 아흐메드 즈웨일입니다. 그는 레이저를 이용해서 펨토초 단위로 일어나는 짧은 화학 반응을 포착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물론 전통적인 의미의 카메라와는 다르지만, 종종 그의 발명은 세상에서 가장 빠른 카메라로 불렸으며 펨토초 화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끌어냈습니다. 그는 이 공로로 1999년에 노벨 화학상을 받았습니다. 이제 과학자들은 분자가 쪼개지거나 결합하는 순간을 이론이 아니라 실제 관측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후 과학자들은 레이저를 이용해서 정지 화면만이 아니라 동영상을 찍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하나의 화학 반응에서 연속된 사진을 얻으면 그 과정을 이해하기 훨씬 쉽기 때문입니다. 1조분의1초 이하 단위로 동영상을 촬영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지만, 기술의 발전은 계속되어 이제 초당 5조 프레임 촬영이 가능해졌습니다.



스웨덴 룬드대 연구팀이 개발한 이 초고속 카메라(사진)는 초당 4.4조 프레임을 기록한 도쿄대학의 이전 기록을 뛰어넘는 성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카메라 모두 원리는 비슷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카메라가 하나의 프레임에 하나의 이미지를 기록하는 것과 달리 과학자들은 여러 개의 레이저를 이용해서 피사체를 한꺼번에 기록하고 다시 이를 시간대별로 재구성합니다.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레이저를 순차적으로 발사할 수 없기 때문이죠.

이런 카메라가 우리 일상생활에서 사용될 일은 없겠지만, 이를 통해서 얻은 지식은 우리의 삶을 바꿔 놓을 수 있습니다. 화학 반응을 더 잘 이해할수록 과학자들이 더 유용한 신물질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다른 과학 분야 역시 마찬가지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사진=룬드대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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