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그 노래’를 함께 부르라…5.18 민주묘지

작성 2017.05.16 10:41 ㅣ 수정 2017.05.1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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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생자 묘역의 무덤들. 제대로 피지도 못한 채 스러진 젊은 영혼들의 모습 속에서 영원히 잊혀질 수 없는 5.18의 의미가 다시금 되살아 난다.


“산 사람이 죽은 사람을 들여다볼 때, 혼도 곁에서 함께 제 얼굴을 들여다보진 않을까.”

2016년 맨부커 상을 수상한 작품,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에 나오는 구절이다. 작가는 작품 내내 5월 광주의 참상을, 그 중에서도 상무관 한켠에 자리 잡은 희생자들의 모습을 찬찬히, 그러나 단단히 그려 내고 있다.

아직 피지 못한 젊은 영혼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간절한 노래는 30여 년이 넘는 세월을 훌쩍 비켜가고 있다. 아직도 5월, 그 날의 뜨거움이 느껴지는 곳, 국립 5.18 민주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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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역 정면에 있는 높이 40m의 추념탑은 5.18 정신이 우주 삼라 만상까지 펼쳐지길 기원하는 후손들의 마음이다.


한때는 그냥 이름을 제대로 붙이지 못한 시절에, 그저 ‘망월동’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서러운 세월이 있기도 한 ‘국립 5.18 민주묘지’는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산34번지에 조성되어 있다.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이후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재평가 작업 및 5·18 희생자 묘역을 민주성지로 가꾸려는 움직임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일어나면서 광주광역시가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아 완성한 곳이다.

1994년 11월 묘지 사업을 착공하여 1997년 5월 16일에 완공한 곳으로 5·18영령의 묘 300 여기, 묘역 건축물 7동, 역사 공간, 민주 광장, 참배 광장, 전시 공간, 상징조형물, 광주민주화 운동 추모탑, 7개의 역사마당, 헌수기념비, 준공기념탑 등이 있어 5·18 정신을 지키려는 광주광역시의 의자가 잘 구현된 의미 있는 묘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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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희생자 묘비 뒷면에 적은 글귀. 가난하고 세상 보는 눈은 좁지만 참되고 바르게 살리라!


또한 묘역 내부에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를 추모하는 공간 외에 임진왜란 당시 국난에 맞서 싸웠던 충장공 김덕령(金德齡·1568~1596) 장군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충장사가 있기도 하다.

또한 15세기 전반에서 말기까지의 가마 유구와 다량의 유물이 출토된 광주 충효동 도요지 등도 있어 묘역을 방문하는 참배객들에게 국난 극복에 대한 다양한 역사적 의미도 일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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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전 대통령의 기념 식수가 눈에 띈다. 당시 국민회의 의장의 자격으로 기념 식수를 했다.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조형물은 바로 높이 40m의 추모탑이다. 이는 5·18의 희생 정신이 우주 삼라 만상을 꿰뚫어 범우주적 존재로 승화하라는 후손들의 염원을 담고 있다.

또한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를 봉안하고 추모하는 장소인 유영봉안소는 남도 전통 고분인 고인돌 형태을 응용하여 참배객들의 진심을 잘 전달할 수 있게 하였다.

아직도 5·18을 바라보는 시선이 단순히 흥미로운 현대사의 한 대목으로 머무른다면 이는 우리 사회가 이룩해놓은 민주화의 터전을 처음부터 소홀히 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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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모관 내의 모습. 당시의 상황을 예술적 조형물과 더불어 영상 자료로 남겨 놓았다.


5·18 민주묘지 입구에 적힌 것처럼 5·18 민주화운동은 ‘민중 스스로가 역사의 주체임을 선언하고 자신의 권리를 지키려는 강한 염원이 분출된’ 것임은 부정할 수 없다.

올해 다시금 돌아오는 제 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은 바로 이런 5·18정신을 되새기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라”는 지침은 문재인 대통령 업무 지시 2호로 이미 내려온 상태다. 또한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여 기념사를 낭독할 것이 확실시되어 전년과는 확연히 달라진 추모 예식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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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모관 내에 전시 중인 당시 희생자들의 시계. 5월 22일에 시간은 멈춰있다.


국립 5.18 민주묘지는 한국 사회 현대사를 관통했던 어두운 시간을 몰아내고 새로운 시민의식을 고양하고자 하였던 순수한 민주 시민들의 민권투쟁의 장으로 기억할 수 있는 뜻깊은 장소이기에 누구나 한 번 쯤은 방문해도 좋을 곳이다.

<국립 5.18 민주묘지에 대한 방문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장소야?

-광주를 여행 이상의 의미로 다가간다면, 한 번은 꼭!

2. 누구와 함께?

-젊은 세대 뿐만 아니라 그 시절을 힘들게 보냈던 어르신들도.

3. 가는 방법은?

-광주광역시 북구 민주로 200(운정동 산34번지)/ 시내 버스 번호는 518번!

4. 마음을 숙연케하는 점은?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희생자들과 그들이 남긴 유품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5월 18일 당일이 아니면, 광주 외곽에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뜸한 곳이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민주의 문, 유영봉안소, 역사의 문, 숭모루, 추념문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순대국밥 ‘나주식당’(224-6943), 닭발과 치킨 ‘양동통닭’(364-5410), ‘영미오리탕’ (527-0248), 짜장면 ‘백두산’(226-5732), 곱창 ‘서울곱창’(944-1135), 보리밥 ‘온천할머니집’(225-0776)/지역번호 (062)

8. 홈페이지 주소는?

-http://518.mpva.go.kr/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아시아문화전당, 광주 비엔날레, 무등산, 말바우시장

10. 총평 및 당부사항

-국립 5.18 민주묘지는 여행지이자 여행지가 아니다. 광주를 방문할 기회를 얻는다면, 시간을 내서라도 한 번쯤은 방문하여 희생자들을 추모해도 좋을 공간이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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