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IT 기업 애플이 40년 전쯤 처음 개발한 컴퓨터 애플 1이 20일(현지시간) 독일 쾰른에서 열린 한 경매에서 예상했던 가격에 크게 못 미치는 11만 유로(약 1억3800만 원)에 낙찰돼 애플 마니아들을 실망하게 했다.
이번 경매에서 애플 1을 낙찰받은 주인공은 오랫동안 컴퓨터 등을 수집해온 독일인 기술자로 알려졌다.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함께 개발한 애플 1은 당시 약 200대가 생산됐지만, 현재 작동하는 제품은 전 세계에 단 8대밖에 남아 있지 않을 만큼 희소성이 크다. 그중 한 대가 이번 경매를 통해 세상 밖으로 나왔으나 예상 낙찰 가격인 18만~30만 유로(약 2억2600만~3억7600만원)에 크게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이는 스티브 잡스가 지난 2011년 사망한 이후 계속 상승해 왔던 애플 1 컴퓨터의 경매 가격 상승이 사실상 끝이 났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번 경매를 주관한 우베 브레커는 “이는 통상 수준으로 돌아온 것”이라면서 “잡스가 사망한 지 5년이 지나서야 열기가 가라앉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로 오래된 전자 제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우베 브레커는 지난 2013년에도 다른 애플 1 컴퓨터의 경매를 주관해 51만6000유로(약 6억4800만 원)라는 거액의 낙찰가를 이끌었다.
한편 이번 경매에 나온 애플 1의 원래 소유주는 미국 캘리포니아주(州)에 사는 기술자 존 드라이든으로, 그는 지난 1976년 구매 당시 영수증과 설명서 등을 지금까지도 보관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애플 1을 경매에 내놓게 돼 너무 괴롭지만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게 돼 팔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