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어머니, 보고 싶어요!’ …일제강제동원역사관

작성 2017.06.01 13:34 ㅣ 수정 2017.06.0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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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관 4층 상설전시실 입구에 걸린 사진. 일제 군인동원으로 집을 떠나기 전 가족 사진이다. 식민지 시절 우리 민족의 슬픈 자화상이다.


“조선인 2636만 1401명 중 782만 7355명, 즉 전체 인구의 약 30%가 일제의 강제 동원 대상이었다.”

1942년 ‘조선총독부통계연보’에 나온 공식 강제 동원 숫자다. 하지만 실제 집행된 강제 동원 인원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통계에 자리 잡힌 생떼같은 젊은 장정, 군인 및 군무원 동원 수는 27만 2591명으로 이들 중 상당수는 사할린에서 쿠릴열도에서, 혹은 사이판, 미얀마, 괌에서 일제의 총알받이가 되어 전선(戰線)에서 산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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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관 5층 로비의 모습. 전시실을 잇는 다리에 추모의 리본이 있다.


숨이 막힐 만큼 기막힌 노릇이고 생각보다 훨씬 더 큰 비극이다. 지난 일로 치부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크고, 상처가 너무 짙다.

일본과의 위안부 합의에 대한 국민적 반감(反感)이 팽배해지고 있는 이 즈음, 일제 강점기 시절 한민족의 비극을 함께 기억하고 널리 알리기 위한 장소가 있다.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이다.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은 부산문화회관 옆 언덕에 위치하고 있다. 도보로 접근하자면 오르막 깊은 한숨이 깔딱 막힐 때, 언덕 너머에 꽤나 세련된 모양새로 우뚝 서 있다. 이제 부산 구도심을 바라볼 수 있는 스카이뷰 좋은 장소로 이름 얻기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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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 징용, 징병 대상자들에게 지급되었던 지급 물품들의 모습. 복무수첩부터 개인 일기장까지 다양하다.


이 곳은 정부가 2008년 9월에 총 사업비 522억원을 들여 지은 곳으로 총면적 7만 5465㎡의 부지에 지상 7층, 건축물 면적 1만 2062㎡ 규모로 건립한 국립 역사관이다.

2015년 12월 10일에 개관하여 강제동원 수기, 사진, 박물류 등의 많은 유물이 전시되어 있어 점점 아스라이 잊혀지는 일제 강점기 시절의 아픔을 다시금 되새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여기서 우리는 일제가 당시 우리 민족에게 적용한 ‘강제동원’ 전시 기본법에 대하여 알아볼 필요가 있다.

강제동원은 일제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자행한 인적, 물적 동원과 자금 통제를 통칭하는 용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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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시절 징용으로 끌려 갔던 사람들에게 가장 큰 공포의 대상이었던 탄광. 대개 조선인 노동자들은 막장으로 끌려갔다.


1937년 중일전쟁 발발 이후 일본은 ‘국가총동원법’을 제정하고 본격적으로 조선인에 대한 강제동원을 실시하였다.

이 법이 지니는 가장 큰 위법성은 바로 일본 정부가 의회의 동의 없이 인력, 물자, 자금을 총동원하여 전쟁에 투입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이다.

강제동원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각종 산업 현장에 노무자로 일본 광산, 괌, 미얀마 등지에 송출되던 노무동원, 일본 육, 해군 소속 민간 군속, 군무원으로 포로 관리,연락책, 전선(戰線) 군사 기기 운영 등의 일본인이 꺼려하던 일을 보던 군무원동원, 그리고 일제가 저지른 태평양 전쟁 최말단 군인으로 가장 희생이 컸던 군인동원, 1932년 상하이에서 시작된 ‘위안소’를 시작으로 식민지의 젊은 여성을 성(性) 희생자로 인권을 유린했던 여성동원 등이 대표적인 일제의 강제동원 사례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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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 시절 위안부들의 처참한 모습들. 전쟁의 효율적 지원이라는 억지 명분 아래 식민지의 순수한 여성들의 인권이 유린되었다.


바로 이처럼 강제동원에 힘없이 끌려갔던 식민지 조선인들의 비극적 시간들이 고스란히 전시된 곳이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이다.

4층 입구 일제 강제동원에 관한 배경, 피해증언을 시작으로 시간 순으로 5층 출구의 광복시기까지 다양한 강제동원 당시의 비극을 관람객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해 주고 있다.

이중에서도 5층에 설치된 당시 위안소 모형 막사 관람은 방문객들에게 최근 불거지고 있는 한일 위안부 협상 재논의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남의 나라 전쟁에 끌려가 젊음을 잃어버렸던 우리네 핏줄에 대한 안타까움은 역사관을 방문하는 내내 두 손 꽉 움켜쥐게 할 만큼 분노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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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관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추모의 탑. 강제동원으로 희생된 가련한 넋들이 죽어서라도 명예를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영토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있어도 역사를 잊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라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꾸짖음을 다시금 되새겨야 하는 시절이다.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해운대에 바다에 몸을 적시기 전, 역사에 대한 관심을. 꼭!

2. 누구와 함께?

-가족 단위. 특히 초, 중등학생이 있는 가정이라면.

3. 가는 방법은?

-부산 지하철 대연역 5번 출구. 부산역에서 시내버스 134번 석포초등학교 정류장. 버스가 편하다. 주소는 부산광역시 남구 홍곡로 320번길 100.

4. 감탄하는 점은?

-우리가 전혀 몰랐던 식민지 시절의 처절한 참상들. 감각적으로 전해 온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최근에 만들어져서 유명하지 않다. 더 알려져야 한다. 스카이뷰도 좋다.

6. 꼭 봐야할 전시품은?

-위안부 관련 전시품들. 당시 상황을 생생히 들려주는 비디오 자료들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돼지국밥 ‘할매국밥’(646-6295), 떡볶이와 튀김 ‘다리집’(625-0130), ‘할매 팥빙수’(623-9946), 양곱창 ‘옛날오막집’(243-6973), 냉면 ‘원산면옥’(245-2310)/ 지역번호(051)

8. 홈페이지 주소는?

-http://museum.ilje.or.kr/kor/Main.do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유엔평화기념관, 유엔기념공원, 부산박물관

10. 총평 및 당부사항

-잊혀진 역사가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역사가 바로 일제 강제동원에 관한 역사다. 위안부뿐만 아니라 징용, 징병의 대상이 되어 이국만리에서 젊음을 산화한 우리 조상들에 대한 안타까움은 글로 전할 수가 없을 듯하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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