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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피플+] “아들 치료비 절실, 대리모 하겠다”…중국 울린 ‘여장 아빠’

작성 2017.06.14 17:34 ㅣ 수정 2017.06.1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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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을 위해 여장을 한 아버지(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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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아들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여장을 한 아버지의 사연이 화제다.

중국 쓰촨성(四川) 청두(成都)의 한 병원 앞에서 지난 5월 한 남성이 하늘색 원피스를 입고 가발을 쓴 채 서 있다. 그의 옆에는 ‘백혈병에 걸린 아들을 위해 치료비가 필요합니다. 대리모에 성공하면 30만 위안(약 5000만원)을 받겠습니다. 도와주세요’라고 쓴 팻말과 성금 상자가 놓였다.

중국망, 청두 TV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탕원차이씨는 14살 아들의 치료비를 구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그의 아들이 지난 2월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부부는 20만 위안(약 3300만원) 이상을 아들 치료비로 썼다. 그 중 8만 위안(약 1300만원)은 주변에서 빌렸다. 공장에서 일하며 월 6000 위안(약 100만원)을 벌던 탕씨 부부의 통장은 금세 동이 났다. 더 이상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부부는 여러 자선단체의 문을 두드렸지만 도움을 받지 못했다. 아들의 골수 이식 수술을 위해 수술비가 필요했다.

의료기관이 아닌 개인이 혈액이나 정자를 파는 일은 불법이지만, 탕씨의 부인은 “다른 방법이 없다. 이 방법이 아이를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탕씨는 “아내가 신문을 보고 대리모를 하겠다고 결심했다. 저는 가장으로서 책임을 느꼈고, 부인을 대신해 거리로 나왔다”라며 “사람들이 오해를 할까봐 어쩔 수 없이 여장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행인들은 여장을 한 그가 남자인 걸 알아보고 사기가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탕씨는 “제 정자를 팔아서 아들의 치료비를 마련하려는 마음 뿐이다”라며 “아들을 팔아서 거짓말을 하는 건 짐승만도 못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사정을 딱히 여긴 행인들은 그에게 돈을 건네기도 했다.

아들 탕쯔하오는 매일 아침 일찍 병원에서 여장을 하고 나서는 아버지를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했다.

탕쯔하오의 담임 선생님은 “쯔하오는 어른스러운 아이다. 성적도 늘 3등 안에 들었고, 공장에서 일하는 부모님을 대신해 빨래를 하고 식사도 챙겼다”라며 “백혈병 진단을 받기 전에 코피를 자주 흘렸는데 부모님이 걱정하신다고 말을 안 하더라. 피가 많이 나자 그냥 피를 삼킨 적도 있다.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을 때는 오히려 걱정하는 부모님을 안심시켰다”고 전했다.


탕원차이씨는 “마음씨 착한 사람이 나타나 아이를 도와주기를 바란다. 꽃다운 나이에 생사의 기로에 있는 아이를 구해 달라”고 사람들에게 호소했다. 네티즌들은 '여장아빠'에게 "위대한 아버지"라는 반응을 보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김주연 수습기자 just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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