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을 불과 4개월 앞두고 약혼자가 사망했다면, 그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극복하기 힘들다. 실제 이런 비극을 당한 미국의 한 신부는 특별한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큰 슬픔을 이겨내고 있는 중이다.
미국 인터넷 매체 허핑턴포스트는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페어뷰 출신의 한나 다르(22)가 예비 신랑 없이 결혼 사진을 찍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사연에 따르면, 한나는 중학생이었던 시절에 약혼자 레인 메리웨더를 처음 만났다. 둘은 나란히 자라면서 서로의 어린 시절을 지켜봐왔고, 2010년 고등학교 신입생이되던 해에 커플로 발전했다. 멀리 떨어질 수 없었던 그들은 오하이오 주립대학에도 함께 들어가 지난해 4월 약혼식을 올렸다. 그리고 6월 17일로 결혼식 날짜를 잡고 달콤한 결혼 준비를 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 예비 신랑신부 커플에게 갑작스런 불행이 닥쳤다. 지난 2월 5일 이른 아침 레인이 자동차 사고로 숨졌다. 모든 것이 달라졌다. 약혼자를 잃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한나는 그에 대한 기억을 조금이나마 더 상기하고 싶었다.
두 손 놓고 있을 수 없었던 한나는 “집 안에 가득찬 결혼 장식품들이 절대 오지 않을 내 결혼식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늦게라도 오지 않을 약혼자와의 기억을 기리기 위해서 사진작가에게 연락해 신부 사진 촬영을 부탁했다.
그녀는 “비록 레인과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더라도 그를 내 남편으로 기억하기 위해 드레스를 입은 내 옆에 그가 함께 서 있는 사진을 갖고 싶었다”고 촬영을 하게 된 연유를 소개했다.
촬영 동안 한나는 레인이 처음 청혼했던 강변에서 홀로 소박한 꽃다발을 들고 섰다. 눈물이 났지만 웃으면서 포즈를 취했다. 이에 사진작가는 레인이 사진 속에 함께 있을 수 있도록 포토샵을 이용했다. 실제 한나 옆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투명한 레인과 두 손을 맞잡은 듯한 모습을 연출해냈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사진을 본 한나는 두 눈 가득 눈물을 흘리며“내가 가졌던 꿈을 상기시켜준다”며 “그가 마치 ‘꼬마 아가씨, 그만 울어! 오늘 굉장히 아름답구나. 난 강한 당신이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걸 알아!’라고 말하는 환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사랑하는 이를 잃고 난 후 느끼는 비통한 심정은 길고도 어려운 과정을 거져야 한다해도, 이 사진들은 아픔을 치유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그와 결혼할 수 없단 사실을 받아들이는데도 도움이 되었다. 최소한 그와 함께한 사진을 가질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는 이를 영원히 간직할거다”라는 말을 전했다.
사진=허핑턴포스트, 페이스북(Love What Matters)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