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눈앞에 둔 마지막 순간까지도 희망을 붙잡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남성의 사연이 화제다.
2일(현지시간)영국 BBC, 미러 등 외신은 말기 대장암에 걸린 한 남성이 24번의 마라톤을 완주한 뒤 결국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의지의 남성 프레스턴 벤 애쉬워스(38)는 2012년 대장암 선고를 받았다. 의사는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라 겨우 몇 개월 밖에 살지 못할거라는 잔인한 말도 함께 전했다. 애쉬워스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지만 어린 세 딸을 둔 가장이었기에 자신의 삶을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그때부터 마라톤에 뛰어들었다. 암 자선단체 설립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고 대장암의 증상을 이겨내기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2014년 4월에 플랙풀에서 자선단체를 직접 운영했고, 화학요법을 받으면서도 윈더미어, 웨이크필드, 노샘프턴과 맨섬에서 열린 마라톤에 모두 참가했고 완주에 성공했다. 하프 코스였지만 그에게는 보통 사람의 풀코스보다 훨씬 더 처절하고 힘겨운 도전이었다.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작년에만 그레이터 맨체스터, 템플 뉴삼 그리고 런던 등 몇 번의 마라톤 대회에 참가, 하프코스를 완주했다. 그는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24개월 동안 24개의 마라톤에 도전해 모두 성공을 거뒀다. 현대의학의 진단을 비웃듯 더욱 힘을 냈고, 말기암도 거뜬히 이겨내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2일 애쉬워스의 부인 루이즈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갑작스러운 비보를 전했다.
그녀는 “벤이 오늘 아침 일찍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 나와 어머니의 손을 잡고 있던 그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만나러 떠났다. 우리는 가슴이 아프지만 그와 함께할 수 있었던 시간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그가 아프기 전에 그레이트 노스 런(the Great North Run) 하프 마라톤을 완주했지만 마라톤 풀 코스를 정복하는 것이 진짜 그의 꿈이었다”면서 마라톤이라는 한계에 도전한 남편, 또 모든 경주에서 싸워 이긴 남편에 대해 진심으로 경외감을 나타냈다.
애쉬워스는 죽는 날 만큼은 마라톤 장소가 아닌 집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에워싸여 마지막을 보냈다.
사진=BBC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