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은…장수목장

작성 2017.08.31 09:56 ㅣ 수정 2017.08.3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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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렛츠런팜 장수목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트랙터 관람차. 장수목장 구석 구석을 친절한 해설을 들으면서 돌아볼 수 있다.


“얘는 뛰기 위해 태어났어. 뛰는 게 생존이야!”

비록 한국에서는 그리 큰 흥행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거장(巨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필모그래프 중 가장 아끼는 영화 중의 하나라고 손꼽히는 ‘워 호스(2014)’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말(馬)이다.

1차 세계 대전 중 자신이 애지중지 기르다 군수물자로 징발된 말 ‘조이’를 전쟁터 한 가운데서 다시 만난 주인공 ‘알버트’에게 조이는 더 이상 말이 아니라 가족과 진배없는 존재다. 이렇듯 영화 속 대사처럼 인류에게 말(馬)이라는 존재는 분명 ‘가장 희한한 동물’임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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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장에는 여러 경주마들을 위한 마방(馬房)이 있어 체계적으로 경주마를 육성 교육하고 있다.


하지만 요사이 대한민국 말들의 심정은 참으로 억울할 게다. 삼국 시대부터 ‘과하마’, ‘양마’(良馬), ‘국마’(國馬), ‘향마’(鄕馬) 등등 흡사 지금의 자동차 이름 짓듯 그리도 말 품종을 촘촘히 나누면서 말을 귀히 여겼던 선조들이 보시기에, 최근 말을 둘러싸고 있는 일련의 일들은 한참이나 기함하실 노릇일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어디에선가는 말들은 여전히 뛰기 위해 태어나고 있고, 뛰고 있다. 전라북도 장수에 있는 한국마사회의 렛츠런팜 장수목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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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람객들에게 최고의 인기 코스인 승마 체험 코스. 작은 조랑말이 아니라 퇴역한 경주마들을 타는 체험이다.


‘가성비 최강’. 한국마사회의 렛츠런팜 장수목장을 방문하고 난 뒤 뒷머리부터 제일 먼저 올라오는 생각이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가족 나들이 장소를 찾는다면 렛츠런팜 장수목장은 완벽한 모범 답안이다.

과천의 시끌시끌 마권(馬券)이 오가는 경마장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원래부터 있어왔던 말들의 고향을 방문한 느낌 가득한 곳. 특히 어스름 해질 무렵의 육십령 고갯길에서 바라보는 장수목장은 말 그대로 유럽의 어딘가를 연상케 한다.

우선 장수목장은 백두대간의 굵직굵직한 산들이 연달아 잇닿아 있고, 남덕유산(해발 1507m)과 맞닿은 중간 너르고 평평한 초원에 연면적 46만평의 모양새로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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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수는 예로부터 전라도와 경상도와 만나는 백두대간 중에서도 산세와 풍광이 좋은 곳이다.


위로는 덕유산, 아래로는 지리산과 연이어 있어 전라도와 경상도, 백제와 신라가 이 곳을 경계로 나눠진 곳이기도 하다.

또한 목장 초입에 접어들려면 고갯길이 60개가 넘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육십령(해발 734m) 고개를 지나야 하는 데 이 또한 경관 수려함은 전라북도의 으뜸이다.

렛츠런팜 장수목장은 한국마사회에서 직영하는 목장이다. 주로 이곳에서는 경주마 국내 자급을 위하여 우수 씨수말을 통한 교배 분양, 경주마 생산기술인력 양성, 국내산 경주마 후기 육성 기능 강화를 목적으로 한 교육이 이루어진다.

이중 씨수말을 통한 교배 분양은 장수목장의 가장 중요한 설립 목적으로, 4월말에서 6월말 사이에 주로 교배가 이루어지며 일반인들에게도 개방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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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랑말을 관리하는 모습을 관람객들이 보고 있다. 말꼬리에서 말총을 하나씩 뽑아 관람객들에게 선물을 주기도 한다.


씨수말은 하루에 3번 교배를 하며, 경주마의 경우 인공 수정은 철저히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또한 최고 씨수말의 경우 가격이 41억에 달해 마방(馬房)도 대리석으로 마감된 방에서 홍삼을 먹을 정도로 관리를 받는다고 하니 ‘말 팔자가 상팔자’인 듯하다.

또한 렛츠런팜 장수목장의 특징 중의 하나는 가족 관람객들을 위한 체험 장소가 많다는 것이다. 어린이 간이 체험승마장, 마필체험 학습장, 놀이터, 잔디광장. 트랙터 관람 등등 온 가족이 같이 어울릴만한 승마 체험 시설이 많아 이 곳을 방문한 관람객들의 만족도는 대단히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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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수목장은 현재 초지가 22만평이고, 한 마리당 약 700평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말의 평균 수명은 25년 정도이며, 대개 2시간 정도 잠을 서서 잔다고 한다.


늦여름 혹은 초가을, 두고두고 맘 한켠에 담아두고 싶을 정도로 시원한 장수의 드넓은 목장은 언제나 추천 여행지 1순위다.

<렛츠런팜 장수목장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이라면 방문해도 후회 없는 최고의 승마 체험장소.

2. 누구와 함께?

-아이들과 함께, 가족 나들이

3. 가는 방법은?

-전라북도 장수군 장계면 육십령로 764-5 / 063)350-3700

4. 감탄하는 점은?


-드넓은 평원에서 느끼는 대자연의 힘. 승마 체험의 여유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비상업적인 시설 공간으로 관람객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음.

6. 꼭 봐야할 장소는?

-트로이목마, 승마체험장, 트랙터 관람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장수한우명품관(352-8088), 토옥동송어횟집(353-1216), 순대국밥 ‘양지가마솥’(352-2476), 돈까스 ‘육십령휴게소’(353-1964), 물짜장 ‘용반점’(351-0637)/지역번호 063

8. 홈페이지 주소는?

-http://krafarm.kra.co.kr/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임실 치즈마을, 논개사당

10. 총평 및 당부사항

-승마체험을 하지 않더라도 백두대간 한 자락에 펼쳐진 초원을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추억이 될 수 있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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