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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정의 TECH+] 원자력 로켓 개발 나선 NASA, 핵추진 우주선 나올까?

작성 2017.09.06 09:48 ㅣ 수정 2017.09.06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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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자력 엔진용으로 개발 중인 저농축 우라늄 연료봉. (사진=NASA)


원자력이 시대의 새로운 에너지로 등장한 20세기 중반에는 무한한 원자력의 힘을 이용한 다양한 탈 것들이 개발되었습니다. 이때 개발해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것이 핵 추진 항모와 핵잠수함입니다.

반면 실패한 시도 가운데 원자력 항공기와 원자력 로켓이 있습니다. 1955년에서 1972년 사이 미국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원자력 로켓을 개발했습니다. 일차적인 목표는 인류를 화성에 보낼 수 있는 강력한 로켓의 개발이었지만, 당시 진행되었던 핵 프로그램이 항상 그랬듯이 군사적 목적도 겸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시에 개발했던 다양한 원자력 로켓은 기본적으로는 한쪽이 개방된 원자로에 가까웠습니다. 원자로의 열에너지로 수소 같은 연료 물질을 뜨겁게 가열해서 추진력을 내는 것이죠. 당연히 엄청나게 위험했을 뿐 아니라 막대한 비용이 들었습니다. 이미 아폴로 계획으로 막대한 예산을 집행한 데다 베트남전 관련 비용이 빠르게 증가하자 미국 정부는 이 프로젝트를 취소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항공우주국(NASA)가 원자력 로켓에 대한 계획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화성 유인 탐사를 위해서는 기존보다 훨씬 강력하고 가벼운 로켓이 절실하게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오랜 휴식기를 거쳐 최근 NASA는 핵 추진 로켓에 대한 연구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2012년부터 진행한 NCPS(Nuclear Cryogenic Propulsion Stage) 프로젝트가 그것으로 100kN급 열핵추진(nuclear thermal propulsion·NTP) 로켓 엔진을 개발했습니다.

이 엔진은 과거 사용했던 것보다 안전성이 개선된 우라늄 연료봉을 사용하지만, 기본 원리는 동일합니다.

긴 육각형 연료봉 막대기에 2㎜ 지름의 구멍이 여러 개 있고 여기에 액체수소를 흘려보내 섭씨 수천 도로 가열해 분사하는 것입니다. 이 원자력 로켓은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키는 기존의 화학 로켓 대비 절반 정도의 무게로 같은 추진력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원자력 연료보다 우라늄 비중이 높은 60% 산화우라늄과 40% 텅스텐을 사용한 서멧(cermet·세라믹과 금속 복합물질)을 사용하고 있어 안전성이 대폭 개선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NASA 마셜 우주비행센터는 최근 BMXT와 계약을 맺고 우라늄235의 비중이 2~3% 정도로 낮은 저농축 우라늄(Low-Enriched Uranium·LEU)을 이용한 원자력 로켓 엔진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이 회사는 일반 대중에게 생소하지만, 미 해군에 핵연료를 납품하는 관련 전문 기업이라고 합니다. 기간은 2019년 9월 30일까지로 새로운 원자력 로켓 엔진은 우라늄 비중이 낮은 만큼 녹을 가능성도 적어 더 안전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거의 반세기 전 진행했던 원자력 로켓과는 달리 이 원자력 로켓은 지상에서 발사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우주로 옮겨진 후 여기서 가동되어 화성까지 가게 됩니다. 따라서 안전성은 과거 개발했던 원자력 로켓보다 훨씬 높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대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렵습니다. 만에 하나라도 발사 중 폭발사고가 나면 핵물질 유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NASA는 원자력 로켓 이외에 다른 대안도 같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다만 기존의 재래식 화학 로켓은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훨씬 커져야 하기 때문에 비용 문제를 생각하면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문제는 미묘하게 원자력 발전 논쟁과 비슷한 면을 지니고 있습니다. 원자력을 사용하면 비용은 크게 절감할 수 있지만, 잠재적인 위험성이 존재합니다. 원자력 로켓 자체는 기술적으로 가능하겠지만, 실제로 우주를 비행하기 위해서는 미국뿐 아니라 국제적인 수준의 합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아무리 기술적으로 좋다고 해도 사회적 합의가 없는 기술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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