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어느 쪽이 가짜?…AI가 만든 현실보다 더 리얼한 ‘가상현실’

입력 : 2017.12.07 16:46 ㅣ 수정 : 2017.12.0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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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배경의 도로와 화창한 여름 배경의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이 모습을 담은 두 개의 사진 중 어느 쪽이 진짜고 어느 쪽이 가짜일까?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카운티에 위치한 컴퓨터용 그래픽 처리장치 개발회사인 ‘엔비디아’는 최근 인공지능(AI)이 제작한 사진과 실제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비교 분석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이 업체가 공개한 사진 2장에는 같은 도로와 같은 차량이 등장한다. 다만 한 편의 사진 배경은 흰 눈이 쌓인 겨울이고 또 다른 사진의 배경은 나무가 우거진 여름이다.

이 두 편 중 ‘가짜’ 사진은 AI가 사람의 얼굴이나 동물의 이미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인식하고 편집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제작한 것이다. AI는 실제 도로의 사진을 불러들인 뒤, 프로그램을 가동시켜 해당 이미지를 계절에 맞게 편집‧생성했다.

이때 사용된 기술은 '겐'(GAN,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이다. 생성적 적대 신경망이라고도 부르는 겐은 구글 브레인 연구소가 개발한 것으로, 진짜와 가짜 데이터를 구분하는 ‘판별기’와, 판별기를 속일 수 있을 만큼 진짜 같은 데이터를 생성하는 ‘생성기’의 한 쌍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둘을 대립관계에 놓고 학습시키면 더욱 정확도가 높은 데이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엔비디아의 AI는 ‘진짜 사진’인 겨울 배경 영상에서 나무와 도로, 하늘 등의 이미지를 여름에 맞게 인식 및 편집하고 이를 진짜 영상과 같은 배경에 배치, 계절만 다르고 나머지 배경과 자동차 등은 완벽하게 똑같은 가상현실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AI는 스스로 인공 신경망을 학습하고 계절에 따라 다른 나무와 하늘, 구름의 모습을 인식했다”면서 “AI가 학습을 통해 모은 이미지는 실제와 거의 다르지 않아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AI의 이러한 진화는 보다 정밀하고 리얼한 가상현실 및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영국 워릭대학교의 한 전문가는 “사람들이 SNS나 인터넷 미디어 등을 통해 높은 수준의 가짜 이미지를 더욱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이것이 심각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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