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과학] ‘아이스크림콘’ 닮은 4억 5000만년 전 고생물 발견

태초에 생물체는 바다에서 번성했다. 캄브리아기에 이은 고생대의 두 번째 시기인 오르도비스기 역시 마찬가지로 당시 바다에는 온갖 다양한 생물들이 번성했다. 이 가운데는 사람 키를 훌쩍 뛰어넘는 크고 뾰족한 고깔모자 같은 껍데기를 지닌 연체동물도 있었고 척추동물의 조상이지만, 아직 제대로 된 턱을 갖추지 못한 원시적인 물고기의 조상도 있었다. 물론 삼엽충처럼 고생대를 대표하는 생물도 당시 지층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당시 생물 가운데 대부분은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레스터 대학의 얀 잘라지에위츠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4억5000만 년 전의 지층에서 작지만 독특하게 생긴 생물체의 화석을 대량으로 발굴했다. 대부분은 몸길이 1cm 미만의 작은 크기지만, 대신 개체 수는 매우 많았다. 단단한 껍데기가 없는 부드러운 몸을 가진 생물체로 그 모양은 작은 아이스크림콘(tiny ice-cream cone)을 닮았다.

이 작은 해양 생물은 당시에는 숫자가 상당히 많았던 것으로 보이지만, 단단한 골격이 없고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러운 몸을 지녀 지금까지 화석 기록이 잘 남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견은 이 생물체가 부드러운 진흙에 빠르게 침전되어 예외적으로 잘 보존된 덕분으로 이 화석의 정체에 대해서는 더 연구가 필요하다.

비록 크고 단단한 껍질이나 강력한 무기를 지닌 생물체는 아니지만, 현재의 크릴 새우처럼 사실 생태계의 기반을 이루는 것은 작고 숫자가 많은 생물체다. 오르도비스기의 바다 역시 지금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지금 발견되는 화석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당시 생태계에 대해서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 어쩌면 이 화석에 당시 생태계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자세한 것은 앞으로 후속 연구를 통해서 밝혀야 하겠지만, 당시 원시적인 고대 생물들이 아이스크림을 닮은 작은 생물을 먹고 살았다고 가정하면 매우 흥미로운 결과다. 어쩌면 우리의 조상이 되는 원시적인 물고기 역시 이들을 먹으면서 미래를 준비했을지도 모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