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멕시코시티 남부에서 2400년 전 마야 문명의 신비로움을 벗겨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유골 10구가 발견됐다.
영국 데일리메일의 지난 30일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유골은 고대 멕시코 및 과테말라를 중심으로 번성한 민족인 마야(maya)인의 것으로 보이며, 유골 10개 중 8개는 성인, 1개는 3~5세의 아이, 1개는 생후 수개월의 영아의 것이며 10명 중 남성이 1명, 여성이 2명 나머지는 성별 미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유골들은 현지의 한 대학교 토지의 1.5m 깊이에서 발견됐으며, 이 지역에서 여러 사람이이 한꺼번에 매장된 고대 무덤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유골들이 묻혀 있던 무덤은 기존에 원뿔 형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발굴 작업을 책임지고 있는 멕시코 국립 인류학 및 역사 연구소(INAH)는 이 지역에만 비슷한 형태의 무덤이 20개 넘게 존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이한 점은 각각 유골의 머리와 치아 부분이 심한 충격을 받아 심하게 훼손돼 있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 유골은 나선형태로 누운 채 발견됐으며, 유골과 함께 당시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그릇과 도자기 등이 묻혀있었다. 또 일부 유골의 손에는 돌과 도자기로 보이는 물체가 쥐어져 있었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를 고대 마야인들의 신앙 및 가치관이 반영된 무덤과 유골 형태라고 추정했다.
예컨대 유골들이 지름 1.2~2.3m의 원뿔 형태 무덤에 함께 묻힌 것은 죽은 사람과 현실 세계가 연결돼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상은 각각의 유골의 팔 부분이 나선형으로 서로 얽힌 채 묻혀있는 모습에서 알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또 고대 마야인들은 죽음에 대한 공포가 매우 컸으며, 악마가 죽은 사람의 영혼을 훔쳐갈 수 있다고 믿었는데, 이번에 발견된 무덤과 유골의 형태가 이러한 사상과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유독 머리와 치아 부분이 심하게 훼손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멕시코 국립 인류학 및 역사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발굴은 마야 문명이 시작된 시기가 기존에 알려진 (약 2000년 전) 것보다 더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면서 "알려진 것이 극히 적은 마야문명 초기 당시 사람들의 삶을 엿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