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보다

[아하! 우주] 1년에 별 하나씩 ‘꿀꺽’ – 별 먹는 블랙홀

작성 2018.02.09 09:31 ㅣ 수정 2018.02.0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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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을 삼키는 블랙홀 (그래픽 이미지)


대부분의 은하 중심에는 거대 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 우리 은하 중심에도 태양 질량의 400만 배에 달하는 거대 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 이런 거대 질량 블랙홀은 강력한 중력으로 별이라도 삼킬 수 있다. 우리 은하 중심 블랙홀은 비교적 점잖은 신사로 별을 흡수하는 경우는 비교적 드물지만, 넓은 우주에는 폭식하는 블랙홀도 있다.

과학자들은 1년에 별 하나 정도의 속도로 별을 삼키는 블랙홀도 관측했다. 1년에 별 한 개는 은하에 있는 별의 숫자를 생각하면 매우 작게 느껴지지만, 은하의 나이가 매우 많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100억 년 된 은하라면 100억 개의 별이 사라졌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블랙홀의 중력이 강해도 이런 속도면 블랙홀 주변에는 수백 만년 이내로 별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매우 미스터리한 존재였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의 연구팀은 가스가 풍부한 은하의 충돌에서 이 미스터리를 풀 단서를 찾았다. 두 개의 은하가 충돌하면 이로 인해 새로운 별이 다수 생성될 뿐 아니라 본래 있던 별의 궤도 역시 크게 변하게 된다. 별이 모인 집단인 성단 가운데는 새로 형성된 은하 중심부를 향해 마치 혜성 같은 긴 타원궤도를 도는 것이 생긴다. 문제는 그렇게 되면 블랙홀에 너무 가까운 궤도를 돌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블랙홀 근처로 다가간 별이 여럿인 경우 결국 중력의 영향으로 궤도가 불안정해져 일부는 블랙홀로 흡수되는 것으로 보인다. 거대 질량 블랙홀은 별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에너지와 제트를 방출해 과학자들은 그 빈도를 계산할 수 있다. 물론 시간이 지나 안정화된 은하는 별의 궤도 역시 안정적이기 때문에 블랙홀로 흡수되는 별의 숫자는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은하 중심 블랙홀은 지구에서 수만 광년 떨어져 있지만, 사실 우리 태양계를 포함한 은하 전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거대 질량 블랙홀의 진화와 활동을 관측하는 것은 은하의 진화와 활동을 관측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은하 간 충돌은 먼 우주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실 우리에게 닥칠 미래이기도 하다. 우리 은하 역시 안드로메다은하와 가까워지고 있어 미래에는 충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비록 수십 억 년 후의 일이지만, 그때는 수많은 별이 블랙홀로 흡수되어 사라질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가 보는 충돌 은하는 사실 우리의 먼 미래인 셈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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