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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사랑해” 총기난사 속 형제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작성 2018.02.20 18:29 ㅣ 수정 2018.02.2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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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 사랑해” 총기난사 속 형제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州)의 한 고등학교에서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기난사 사건. 이 끔찍한 사건에서 살아남은 한 형제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가 인터넷상에 공개돼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인사이드에디션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이번 참사가 발생한 플로리다 파크랜드 소재 마저리 스톤맨 더글라스 고교의 4학년생 샘 지프(18)는 당시 다른 층 교실에 있던 1학년생이자 자신의 동생인 매슈 지프(14)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캡처한 사진을 트위터상에 공개했다.


형 샘이 7, 8발의 총성을 들은 시기는 2층 교실에서 수학 시험이 끝났을 때였다. 교실에서 10분쯤 대기하고 있을 때, 문득 다른 교실에 있을 동생의 안부가 걱정돼 문자 메시지로 연락했던 것이다.

우선 그는 동생에게 “괜찮아?”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동생은 “그냥 내가 형을 사랑한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라고 답했고, 그 역시 “나도 널 사랑한다”는 답장을 보냈다.

잠시 뒤 동생은 “언제까지나 사랑할게. 내 최고의 형”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에 대해 그는 “우리는 여기서 나가게 될 거야. 내가 약속할게”라는 말로 동생을 안심시켰다.

이어 동생에게서 “형”이라는 문자 메시지가 왔고 그가 “응”이라고 답하자 “여기 경찰이 오고 있을까? 선생님이 돌아가셨어”라는 메시지가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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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메시지 속 선생님은 학생들을 좀 더 안전한 교실로 불러들이던 중에 총에 맞아 숨진 스콧 베이글 교사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샘 지프는 “매슈는 베이글 선생님이 총에 맞아 쓰러지기 전에 구조한 마지막 학생이었다”고 설명했다.

형제는 이번 참사에서 무사할 수 있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인생관이 크게 달라진 듯싶다.

샘 지프는 “우리는 결코 사이좋은 형제라고는 말할 수 없었다”면서도 “이번 일 이후 하나뿐인 동생이 살아있다는 사실에 대해 지금까지 느낀 적 없는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동생의 목숨을 앗아갈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사건에서 가장 친한 친구였던 호와킨 올리버을 잃은 샘 지프는 “난 친구를 잃었다. 이제 그는 목소리를 낼 수 없으니 나 자신이 내야 하는 것”이라면서 “그의 죽음은 변화를 가져왔으므로 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형제는 이번 사건에 대한 후유증으로 심리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총기규제를 촉구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에 모인 학생과 학부모들은 총기규제를 외면한 정치권과 전미총기협회(NRA)의 책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다음은 내 차례인가’(Am I next? #MeNext?) ‘총기가 아닌 아이들을 보호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사진=샘 지프/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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