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2월,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해남 고산 윤선도 유물전시관

작성 2018.02.22 09:43 ㅣ 수정 2018.02.2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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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1. 고산사당의 모습. 덕음산을 뒷배경으로 한 고산 종택 주변의 풍광은 아름답다(사진=윤경민)


“물가의 외로운 솔 홀로 어이 씩씩한고 / 배 매어라 배 매어라 / 머흔 구름 한치 마라 세상을 가리운다. /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중략) ” <고산 윤선도, 어부사시사 중 일부&g

한 겨울 갓 지나왔지만, 아직은 눈을 이고 있는 고산 윤선도 종택 뒤 비자 숲의 풍광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봄 아지랑이 같은 늦겨울 골안개가 수런거리면서 올라오는 모양은 고산의 시조 그대로의 모습이다.

뜻하지 않게 등장한 녹우당(綠雨堂: 윤선도의 종택) 주변 경치는 여행의 진미를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조선시대 양반의 품격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고산 윤선도 유물전시관으로 발길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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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2. 고산 윤선도 유물전시관 내에는 윤선도가 받은 교지를 비롯하여 조선 시기의 주요 문서들을 확인할 수 있다


40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귀에 익은 시조인 ‘어부사시사’의 작가, 고산 윤선도(孤山 尹善道, 1587~1671)의 삶은 한 마디로 파란만장하였다. 우리에게는 단지 정철, 박인로와 더불어 조선의 대표 시조 시인으로만 알려진 인물이지만, 실제로는 시인이자 행동하는 지식인의 표본이었다.

그의 집안은 대표적인 동인 가계였으며, 그 중 윤선도는 동인 내에서 다시 갈라졌던 북인과 남인 중 남인을 대표하는 문신이었다. 그러다보니 서인으로 있던 송시열(宋時烈, 1607~ 1689)과는 예송논쟁을 비롯하여 각종 현안에 대해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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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3. 고산 윤선도가 남긴 고산 유고의 전무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


이런 연유로 서인이 집권한 시기에는 그는 항상 함경도 경원(慶源)이나 경상도 기장(機張) 등지에서 유배 생활을 해야만 했다. 효종의 스승이었지만, 서인이 득세한 세상에서는 윤선도의 정치적인 야망은 항상 좌절될 수밖에는 없었다. 이런 마음은 오우가(五友歌)나 어부사시사를 통해 잘 드러난다. 단순한 강호한정(江湖閑情)을 넘어선 정치적 낙향에 대한 안타까움이 그의 작품에는 잘 드러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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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4. 우리의 귀에 익숙한 어부사시사의 한 대목도 살펴볼 수 있다


바로 이러한 고산 윤선도의 삶의 모양과 궤적을 잘 보존한 곳이 바로 전라남도 해남에 자리잡은 고산 윤선도 유물전시관이다. 이곳에는 호남의 대표적인 명문 종가이자 오랜 전통과 문화를 간직한 해남 윤씨 가문의 고택, 녹우당을 비롯하여 4600여점에 달하는 문화유산이 고스란히 소장 전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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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5. 이곳에는 윤선도의 작품 뿐만 아니라 윤선도 후손의 작품 들도 만나볼 수 있다. 공재 윤두서의 손자인 청고 윤용의 작품인 미인도


이 중에서 고산의 대표적인 작품인 산중신곡(山中新曲), 어부사시사 등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후손인 공재 윤두서의 국보급 작품들, 해남 윤씨 가문 내에서 전통 대대로 내려오는 귀한 생활 물품 등도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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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6. 고산 윤선도 유물전시관의 입구. 덕음산과 바다가 만나 늘 안개가 피어오른다


또한 효종이 고산에게 하사한 수원의 집을, 고산이 82세 되던 1669년에 뱃길로 옮겨와 다시 이 곳 해남에서 복원하여 지은 녹우당(綠雨堂)의 이야기는 이 곳을 방문하는 모든 여행객들에게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한다.


<고산 윤선도 유물전시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고산 윤선도의 시조를 안다면, 조선 중기 사림 역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면

2. 누구와 함께?

- 역사적, 문학적 지식을 나눌 수 있는 지인들과 함께라면 더더욱 좋다.

3. 가는 방법은?

- 전라남도 해남군 해남읍 녹우당길 130 / 530-5548(061)

4. 감탄하는 점은?

- 녹우당 뒤 덕음산의 산세, 윤두서의 자화상과 해남 윤씨 가문의 유품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명성에 비해 내실이 튼튼하다.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여유롭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녹우당, 고산사당, 고산의 여러 작품들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떡갈비 ‘천일식당’, 김치찌개 ‘소망식당’, 토종닭 ‘원조장수통닭’, 한정식 ‘거빈’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gosan.haenam.go.kr/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두륜산 대흥사, 다산초당, 해남우항리공룡화석지, 땅끝마을

10. 총평 및 당부사항

- 고산 윤선도는 대표적인 남인 계열의 문인으로, 호남 양반가의 적통을 잇고 있다. 조선 중기 역사적인 지식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뜻깊은 여행이 될 수 있다. 윤선도는 다산 정약용의 외5대 조부이기도 하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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