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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과학] 바닷물에서 ‘리튬’ 얻는 차세대 담수화 기술

작성 2018.02.23 09:19 ㅣ 수정 2018.02.2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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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속 유기 골격체 결정의 전자 현미경 사진. 출처: CSIRO


리튬은 우주에서 드문 원소는 아니지만, 지구 지각에는 그렇게 흔하지 않은 원소입니다. 따라서 리튬 자원 자체도 충분치가 않은데 일부 국가에 편중되어 있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리튬이 현재 사용되는 배터리의 가장 흔한 원료로 점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기 자동차처럼 배터리의 양이 매우 많은 기기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면 리튬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리튬은 땅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소량이지만 바닷물에도 리튬이 녹아 있습니다. 바닷물 1리터에 0.17mg이라는 매우 소량의 리튬이 존재하지만, 바닷물의 양을 생각하면 그 양은 엄청납니다. 더구나 우리나라처럼 지하 지원이 부족한 나라도 문제없이 채취가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나라에서 이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호주와 미국의 연구팀은 리튬과 담수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여과막을 개발했습니다. 이 여과막은 금속 유기 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s, MOFs)라는 소재로 만들어졌는데, 내부에 수많은 구멍이 뚫린 독특한 소재로 1g의 금속 유기 골격체 내부에 축구장 크기의 내부 공간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큰 반응 면적을 지녀 촉매로 많은 연구가 진행될 뿐 아니라 여과막이나 물질을 저장하는 용도 등 다양한 목적으로 주목받는 신소재입니다. 호주 연방 과학원, 모나쉬 대학, 텍사스 대학의 연구팀은 금속 유기 골격체가 바닷물을 여과해서 마실 물을 만드는데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현재 바닷물을 마실 물로 바꾸는 기술은 크게 증발식과 역삼투압 방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두 방법 모두 기술 발전과 대규모 담수화 플랜트를 통해서 비용이 저렴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에너지가 많이 든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여과막을 이용하는 역삼투압 방식의 경우 강한 압력을 주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연구팀은 금속 유기 골격체 기반의 이온 선택적 (ion selectivity) 여과막을 개발했습니다. 이는 생물체의 막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큰 압력 차이 없이도 용액에서 이온을 걸러내는 기능을 합니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리튬 이온이 금속 유기 골격체 내부의 스펀지 같은 구조에 걸린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바닷물에서 리튬 이온을 건져내는 일이 가능합니다.

물론 해수 담수화 여과막도 여러 가지가 존재하고 해수 리튬 채취 기술도 다양해서 이 방법이 다른 방법보다 더 효과적인지는 검증이 필요하지만, 바닷물에서 마실 물은 물론이고 리튬까지 채취할 수 있다면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 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자원이니까요. 특히 우리나라처럼 주변에 바다가 많은 국가에서 전망이 밝은 기술이라고 하겠습니다.

사실 해수 리튬 채취 및 담수화에 대한 연구는 국내에서 상당히 진행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포스코와 합작으로 세운 해수 리튬 연구센터는 흡착제를 이용해서 바닷물에서 리튬을 채취하고 있습니다.


물론 상업적으로 경제성이 있는 리튬 채취까지는 앞으로 많은 후속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겠지만, 바닷물이야말로 우리가 가진 가장 큰 천연자원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당장 결과물이 나오지 않더라도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리튬과 담수처럼 유용한 자원을 동시에 생산하는 기술에 대한 연구 개발도 필요할 것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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