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증은 고용량의 비타민B1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이탈리아의 한 연구팀이 주장하고 나섰다.
이탈리아 빌라 임마꼴라타병원의 안토니오 콘스타니 박사(신경·재활의학과)가 이끄는 의학 연구팀은 지난 3여 년간 70대 남녀 수전증 환자 2명에게 고용량의 비타민B1을 투여해 증상을 크게 완화할 수 있었다는 임상 보고서를 ‘영국의학저널 사례보고’(BMJ Case Reports) 최신호(3월30일자)에 발표했다.
콘스타니 박사는 2014년에 각각 병원에 심각한 수전증으로 내원한 남녀 환자 2명에게 고용량의 비타민B1 주사 치료를 시작했다.
연구팀은 지역 양로원에서 온 두 환자에게 매주 비타민B1 100㎎을 2회에 걸쳐 나눠서 주사기로 투여했다. 이는 차 한 잔으로 섭취할 수 있는 비타민B1 권장 섭취량보다 무려 100배나 많은 양이다.
그 결과, 두 환자 모두 치료 3개월 만에 수전증 증상이 크게 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 환자는 치료 전 5년 동안 수전증에 시달려 왔지만, 고용량의 비타민B1 주사 치료를 시작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글쓰기를 할 수 있었고 결국에는 숟가락을 사용하고 컵에 물을 따르며 심지어 식기가 담긴 쟁반도 나를 수 있게 됐다. 이는 삶의 질이 크게 높아졌다는 것.
떨림 증상이 얼마나 심한지 확인하기 위해 시행한 일상생활 수행능력(ADL) 검사에서도 남성은 치료 전에 17점이었지만, 3개월만에 6.5점을 받았다. 점수는 낮을수록 증상이 가볍다는 뜻이다.
또한 여성 환자는 양로원 행사를 위해 장식물을 다는 동안 자신에게 수전증이 있음을 알고 내원했다고 하는데 치료 전에는 ADL 검사에서 무려 21점을 받았다. 그런데 역시 같은 방법으로 치료를 받기 시작하자 떨림 점수는 3개월 만에 7점까지 떨어졌다.
심지어 두 환자는 비타민B1 고용량 투여를 받고 나서 지금까지 어떤 부작용도 보이지 않았다. 물론 앞으로 연구가 계속되는 동안 부작용이 확인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까지는 수전증 환자에게 투여하는 약물보다 안전하다.
이에 대해 콘스타니 박사는 “고용량의 티아민(비타민B1)은 수전증 환자 2명에게 빠르고 효과적이며 지속적인 증상 개선으로 이어졌다. 이번 결과는 고용량의 티아민이 경제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콘스타니 박사팀은 지난 2013년에도 파킨슨 환자 3명에게 고용량의 비타민B1을 투여하는 치료 방법으로 증상을 크게 개선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사진=영국의학저널 사례보고(http://casereports.bmj.com/content/2018/bcr-2017-223945.abstract)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