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터스텔라’(2014)에는 광활한 우주에 덩그러니 '외롭게' 위치한 블랙홀의 모습이 등장하는데, 실제 우주에는 몇 개의 블랙홀이 존재할까?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우리은하 중심에 거대한 블랙홀이 있으며, 이 주변에 거대 블랙홀과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는 작은 블랙홀이 최소 수천 개 존재한다고 예상해왔다. 최근 이러한 가설을 입증하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연구진은 우리 은하계 중심에 있는 거대한 블랙홀인 궁수자리A* 주위에 작은 크기의 블랙홀 12개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블랙홀의 존재는 하나의 블랙홀이 다른 블랙홀 주위를 맴돌거나 빨려들어갈 때 충돌하면서 나오는 X선이나 중력파 등으로 확인한다. 즉 단 하나의 블랙홀만 있거나 두 블랙홀이 지나치게 거리가 먼 은하에 각각 존재한다면 관측이 어렵지만, 일단 블랙홀이 관측됐다면 이는 최소 2개 이상의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에너지를 관측하기 위해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1999년 쏘아올린 인공위성인 찬드라 위성으로 블랙홀의 X선 신호를 찾아냈다. 그 결과 궁수자리 A* 주위 3광년 거리 내에서 블랙홀 12개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은하계 중심의 면적과 블랙홀의 분포를 면밀하게 분석했을 때, 궁수자리 A* 주위에는 적어도 1만 개의 블랙홀이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컬럼비아대 천문학실험실의 찰스 헤일리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우리 은하계에 매우 많은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가설을 입증한 것”이라면서 “은하계 중심에 있는 블랙홀의 수를 알면, 블랙홀들이 서로 충돌, 합병할 때 만들어지며 시공간을 일그러뜨린다는 ‘중력파’ 현상에 대해 연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천체물리학자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정보는 은하의 중심에 있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지난 4일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