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우주에서도 생식 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최초로 실험에 나섰다.
라이브사이언스 등 과학 전문메체의 9일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11’로 불리는 이번 미션은 지난 주 미국 우주 개발 기업 스페이스X가 개발한 로켓 ‘팔콘9’에 실린 남성의 정자가 우주 공간에서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를 관찰하는 것이 목표다.
캡슐에 담긴 인간의 정자는 로켓을 타고 지구를 떠나 우주인들이 머무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관된다. 이곳에서 과학자들이 무중력 극미 중력의 환경에서 정자의 활동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관찰함과 동시에 난자와 수정이 가능한 상태인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과거 연구진은 소의 정자가 우주 공간의 극미 중력 상태에서 움직임이 더욱 빨라지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쥐의 경우 지난해 정자를 우주공간으로 이동,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장기간 보관했다가 지상에 다시 가지고 내려와 난자와 수정시켜 건강한 쥐 73마리가 태어나기도 했다.
다만 극미 중력 상태에서 움직임이 빨라지는 현상은 수정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 NASA의 설명이다.
팔콘9은 이번 실험을 위해 인간의 정자뿐만 아니라 소의 정자도 함께 우주 공간으로 실어 날랐다. 소의 정자가 인간의 것에 비해 외형과 활동성이 비교적 일관되게 유지되는 특징이 있으며, 극미 중력 상태에서 이를 인간의 것과 비교하기 위해서다.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생명이 태어나는, SF 영화에서나 볼 법 한 일이 현실이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을 쏟고 있다.
NASA는 “우주로 보내진 인간의 정자는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미국 캔자스대학 실험실로 다시 옮겨져 실험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