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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정의 TECH+] 우주 왕복선 부활을 꿈꾸는 팬텀 익스프레스

작성 2018.07.21 15:23 ㅣ 수정 2018.07.2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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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텀 익스프레스의 개념도.출처=보잉/에어로젯 로켓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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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소 테스트 중인 AR-22엔진. 출처: 보잉/에어로젯 로켓다인


미국항공우주국(NASA)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 아폴로 프로젝트의 성공 이후에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값비싼 로켓을 일회용으로 쓰고 버리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 나사의 과학자들은 항공기처럼 쉽게 정비할 수 있고 여러 차례 재활용이 가능한 새로운 우주선을 구상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 만들어진 우주 왕복선은 기술적 어려움과 예산 부족으로 처음 구상과 달리 매우 복잡한 형태로 개발됐고 그 결과 오히려 비용이 더 증가했습니다. 여기에 두 차례의 폭발 사고를 겪으며 안전성 문제도 제기되 전부 퇴역하는 운명이 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사용이 가능한 로켓에 대한 연구는 민간과 정부에서 계속 진행됐고 이제는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 스페이스 X에서 개발한 팔콘 로켓은 성공적으로 1단을 회수해 재사용했습니다. 나사는 차세대 대형 로켓인 SLS에 집중하고 있지만, 다른 미국 정부 기관인 방위 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보잉을 사업자로 선정해서 여러 번 재사용이 가능한 우주 항공기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팬텀 익스프레스 (Phantom Express)로 알려진 이 발사체는 나사의 우주 왕복선처럼 수직으로 발사한 후 항공기처럼 활강해 수평으로 착륙합니다. 다만 우주 왕복선처럼 별도의 고체 로켓 부스터와 외부 연료 탱크가 없는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우주 왕복선보다는 작지만, 그래도 길이 30m, 날개 너비 19m의 중형 우주 항공기로 AR-22 로켓 엔진을 이용해 비행하며 최고 속도는 마하 10 이상입니다. 물론 이 속도로는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없기 때문에 등 위에 인공위성 궤도 진입을 위한 로켓을 매달고 발사합니다. (사진) 이 작은 로켓만 일회용이고 팬텀 익스프레스 본체는 항공기처럼 계속해서 사용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따라서 발사 1회당 비용을 500만 달러로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페이로드는 1360kg입니다.

하지만 DARPA의 목표는 이것만이 아닙니다. 팬텀 익스프레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군용 인공위성을 손실해도 매우 빠른 속도로 보충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10일간 10회 발사가 가능한 내구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엔진이 중요합니다.

팬텀 익스프레스에 탑재되는 AR-22 로켓 엔진은 과거 우주 왕복선의 메인 엔진을 개량한 것으로 이 분야 전문 기업인 에어로젯 로켓다인 (Aerojet Rocketdyne)사가 개발 중입니다. 에어로젯 로켓다인사는 과거 우주 왕복선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훨씬 정비가 쉽고 내구성이 좋은 엔진을 개발했습니다.

최근 AR-22 엔진은 나사의 스테니스 우주 비행 센터에서 연소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했습니다. 10일간 10회의 연소 테스트를 진행해도 엔진이 견딜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것입니다.

비록 엔진이 작동하는 시간은 수분 정도에 불과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일반 제트 엔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높은 열과 압력을 받기 때문에 항공기 엔진처럼 쉽게 정비할 수 있는 로켓 엔진을 개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조사 측에 따르면 현재까지 개발은 순조로운 편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극복해야 할 문제는 엔진만이 아닙니다. 대기권에서 극초음속으로 움직이는 팬텀 익스프레스는 매우 가볍고 열과 마찰에 잘 견디는 동체를 지녀야 합니다.

또 무인으로 초음속 비행을 한 후 스스로 착륙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자율 비행 능력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미국이 우주 항공 분야에서 앞선 기술을 지녔다고 해도 극복해야 할 기술적 과제는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만약 팬텀 익스프레스가 성공한다면 발사 속도와 비용 모두 기존의 위성 발사체보다 우수하기 때문에 민간 위성 시장에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주 왕복선의 심장을 물려받은 팬텀 익스프레스가 우주 왕복선이 이루지 못했던 꿈을 달성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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