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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정의 TECH+] 데이터 센터에 있는 이 막대기의 정체는?

작성 2018.08.14 14:21 ㅣ 수정 2018.08.1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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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인텔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길이 30cm가 조금 넘는 자 모양 막대기의 정체는 바로 SSD입니다. 이렇게 생긴 SSD도 있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인텔 룰러 폼팩터 (Ruler Form Factor)는 고밀도 SSD 저장 시스템을 위해서 개발된 것입니다. 기존의 SSD는 PCIe 카드 형태나 혹은 하드디스크 규격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주로 2.5인치 폼펙터라고 불리는 이 규격은 노트북용 하드디스크를 위해 개발된 것으로 내부에 2.5인치 지름의 동그란 플래터라는 저장 장치가 있다는 전제하에 개발된 것입니다.

처음 SSD가 등장했을 때는 기존 하드디스크 규격에 맞춰 사용자가 쉽게 교체할 수 있어야 했기 때문에 SSD 역시 2.5인치 폼펙터가 대세였습니다. 하지만 사실 낸드 플래시 메모리로 구성된 SSD는 하드디스크보다 훨씬 다양한 형태로 제작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등장한 것이 M.2 규격으로 SATA나 PCIe 인터페이스 기반 SSD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M.2는 마치 메모리처럼 메인보드에 끼우는 방식이고 크기가 작기 때문에 상당한 공간 절약이 가능합니다.

더 나아가 PCIe 지원으로 속도도 매우 빠릅니다. 인텔의 룰러 폼펙터 역시 같은 목적으로 나온 것입니다. 대용량 SSD를 서버에 탑재하려다 보니 기존의 2.5인치 폼펙터나 독립 카드 형식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룰러 폼펙터는 1U 서버를 위해 나온 것으로 두께가 얇기 때문에 서버 한 개에 32개나 장착이 가능합니다.

인텔이 새로 출시한 D5-P4326는 무려 32TB의 용량을 지니고 있어서 서버 한 대당 1PB의 저장 장치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이 SSD가 이렇게 고용량을 구현한 것은 비슷한 시점에 공개한 64층 QLC 낸드플래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텔이 같이 선보인 일반 소비자용 SSD인 660p QLC SSD의 데이터 센터 버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QLC 낸드플래시를 사용해서 고용량 구현은 쉽지만, 사실 내구성은 좋지 않습니다. 따라서 주 용도는 기록은 한 번 해도 읽기는 여러 번 읽는 형태의 데이터입니다. 의외로 이런 데이터는 상당히 많습니다. 의무적으로 데이터를 보존해야 하는 금융 거래나 혹은 의료 관련 데이터 (CT, MRI 영상 등)은 물론 동영상같이 대용량 데이터도 자주 지우고 다시 기록할 필요가 없습니다.


룰러 폼펙터의 QLC SSD는 이런 목적에 최적화되 있습니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공간도 적게 차지합니다. 인텔에 의하면 냉각에 필요한 공기 흐름도 기존 하드디스크의 절반 수준입니다. 처음부터 서버에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해서 공기가 잘 통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SSD는 하드디스크 대비 발열과 전력 소모가 작지만,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대량으로 사용하면 전기로 작동하는 부품인 만큼 열이 많이 나는 것은 당연합니다. 따라서 서버용 제품이라면 냉각도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이런 고용량 서버용 SSD는 일반 소비자가 사용할 일이 거의 없습니다. 가격도 비싸지만, 집에서 서버라도 돌리지 않는 이상 장착할 수 있는 컴퓨터도 없고 사실 쓸 필요도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접속하는 웹사이트나 인터넷 서비스, 그리고 여러 기업, 공공기관, 병원, 은행에서 앞으로 이런 대용량 SSD의 사용이 늘어날 것입니다. 다른 기술 혁신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알게 모르게 그 혜택을 받을 것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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